최근 4차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발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산업 등이 급격히 성장하며 데이터처리를 위한 필수 기반시설인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으나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에너지와 배출하는 탄소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회장 강중협, KDCC)가 주최·주관한 ‘2022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가 11월16일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탄소중립 및 데이터센터의 안정성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가 당면한 과제와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3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통신업종 온실가스 감축연구회 △디지털 탄소중립 협의회 3차 분과 회의, 인터넷플랫폼 △데이터센터협의체 간담회 등 설명회와 간담회가 열렸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축사(강중협 KDCC 회장) △인사말(손종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기관) △탄소중립 정책연구 데이터센터 실태조사 주요 결과(KDCC) △저탄소건물 확산을 위한 서울시 건물온실가스 저감사업 소개(서울시) △전력거래제도 개요 및 소개(한국전력공사) △데이터센터 수열에너지 활용방안(K-water) △리튬이온배터리 UPS 화재진압시스템(스텐더드시험연구소) 등 내실있는 세미나가 이어졌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IDC 이머전쿨링 시스템(원방테크) △Sustainability at HiltiO(힐티코리아) Sustainability at Hilti) △데이터센터 컨테인먼트 시스템(우전시스템) 등 각 기업의 기술발표회와 Networking이 진행됐다.
데이터센터 실태조사 부재…과제개선 시급
KDCC는 ‘탄소중립 정책연구 실태조사 주요결과 및 데이터센터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근 기술패권 경쟁 및 기술블록화 양상 등 4차산업혁명으로 불리는 DNA(Data, Network, AI)와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등 IT산업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라며 “초연결 지능화사회 도래는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하기 위한 필수 기반시설로 수많은 데이터의 저장·처리·유통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가 핵심 사회간접자본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통합 관리하는 전력소비가 큰 에너지집약적 시설로 ESG경영, 탄소중립 정책 등 지속가능한 운영방안이 고려돼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데이터센터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탄소절감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 데이터센터산업 현황자료가 부재한 상황으로 탄소중립 관련 표준화 미비 등 종합적인 정책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수도권에 밀집돼 비수도권 내 ICT산업 기반이 미비하고 전문인력 수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기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고효율 장비교체, 설비개선 등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 추가적인 시설·장비 도입에 어려움이 있으며 높은 신재생에너지 구매단가와 탄소중립 정보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은 업계의 참여 유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데이터센터 현황·동향 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센터 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 등을 통해 체계적 관리자료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산업활성화 기반 조성에 나섰다.
다만 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134개 센터 중 53개 센터(40%)가 응답했으며 공공부문 총 47개 센터 중 11개 센터(22.4%), 민간부문 총 87개 센터 중 42개 센터(45.7%)가 설문에 응답해 정확한 현황조사가 어려운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보안이슈 및 내부 결정사항 등 데이터센터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과제들이 많아 개선과 지원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서울시 100만호 에너지효율화…탄소중립 달성
이창하 서울시 사무관은 ‘저탄소건물 확산을 위한 서울시 건물온실가스 저감사업 시행’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창하 사무관은 “서울시는 건물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상황으로 건물 68.7%, 교통 19.2%, 등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건물과 교통부문 정책 집중이 필요하다”라며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계획과 서울비전 2030 스마트에코도시 서울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2050 온실가스 감축 추진계획에 따르면 건물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추진하고 공공부문 전기·수소차 의무도입과 내연기관차 등록·운행금지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비전 2030 스마트에코도시 서울에 따르면 온실가스총량제와 제로에너지건물 의무화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전기·수소차, 충전인프라를 보급해 전기·수소차 시대를 앞당길 예정이다.
서울시는 건물 100만호 에너지효율화를 목표로 건물에너지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는 서울시 전체 400만호 중 약 25%에 해당하며 △공공주택 12만 가구 고효율 보일러 교체, LED 조명 교체 △저소득·차상위 계층 창호교체, LED·친환경 보일러 교체 △80만개소 무이자 융자 지원 및 친환경보일러 교체 △공공건물 3천개소 고효율 기자재 교체, 창호교체 등 단열성능 강화 등을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이창하 사무관은 "건축물에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 2021년 4.2%인 보급률을 2026년 12.6%, 2030년 21%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며 "수열은 도시개발사업에 열애너지로 활용하고 지열은 노후건물에 냉·난방에너지로 사용하며 연료전지는 공공·민간기반시설 부지를 이용해 전기·열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력거래 규제 혁신 RE100 이행
박찬영 한전 신사업기획부장은 ‘기업의 RE100 이행 지원을 위한 전력거래제도(제3자, 직접 PPA) 개요 및 소개’를 주제로 발표했다.
RE100은 국제 비영리기구 ‘The Climate Group’이 주도하고 ‘CDP위원회’가 협력해 시작된 자발적 캠페인으로 기업이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는 RE100 달성과 ESG경영 강화 및 수출 등을 위해 전기사용자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실적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이행실적 인정 및 마케팅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인정되는 부분은 △녹색 프리미엄 △신재생 공급인증서(REC) 구매 △지분참여 △자체건설 △제3자간 전력거래계약(제3자PPA) △직접전력거래(직접PPA) 등이 있다.
제3자PPA는 2021년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전기판매사업자(한전), 전기사용자간 전력시장 외 거래허용을 의미한다. 직접PPA는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제3자PPA는 발전사업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제3자PPA의 경우 2인 이상의 발전사업자와 공동계약은 가능하나 2인 이상의 전기사용자 공동계약은 불가하다. 계약물량은 발전량 전량을 구매해야 하며 특정 시간대만 구매·판매는 허용되지 않는다. 계약단가와 기간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간 합의로 결정된다.
직접PPA는 전기사업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직접PPA의 경우 2인 이상의 발전사업자, 전기사용자간 공동계약이 가능하다. 다만 전기사용자 공동계약 시 N:N 계약은 불가하다. 계약물량은 전기사용자 시간대별 사용량 한도로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의 시간대별 공급량을 전부 구매하고 발전사업자는 시간대별 사용량을 초과하는 발전량을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계약기간은 제3자PPA와 마찬가지로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업자가 합의해 결정한다.
제3자PPA와 직접PPA는 모두 발전사업자와 다수 공동계약이 가능하나 제3자PPA는 다수의 전기사용자와 공동계약이 불가하다. 계약물량의 경우 제3자PPA는 발전사업자의 발전량 전량이 해당하나 직접PPA는 전기사용자 시간대별 사용량 한도에 맞춘 정도가 가능하다.
DC냉각 최적화 방안 ‘수열’
정현범 K-water 차장은 “수열에너지는 풍부한 부존량으로 24시간 연속 공급이 가능하며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문제 해결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원”이라며 “흡수식 냉난방대비 30% 내외 에너지 절감효과와 냉각탑 제거를 통한 소음·진동피해 제거, 열섬·백연현상 완화, 냉각수·동력비 절감, 건물 하중감소 등 다양한 이점이 많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열에너지는 하천수·댐용수·상수도관 원수·해수표층수 등 수온이 여름철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높은 특성을 활용해 물을 열원으로 한 히트펌프를 통해 건축물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개념이다.
특히 수열은 2021년 4대강 수계법에 따라 하천수를 수열에너지 생산에 사용시 물이용부담금(170원/m³)가 면제됐으며 같은 해 하천법 시행령 제57조에 의해 생활·공업용수를 수열에너지 용수로 사용시 52.7원/M3에서 0.00633원/m³로 하천수 사용료 감면 혜택을 받게 됐다. 또한 올해 9월 ZEB 인증제도에 하천수 수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포함돼 관련법 개선으로 도입 활성화가 기대된다.
K-water가 강원도 수열융복합 DC클러스터에 적용한 수열원 공급방안은 열교환+물 순환공급으로 간접 열교환 후 물순환을 통해 열을 공급한다. 원수관리 및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며 원수수질 및 온도에 대한 부담감이 저하되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원수간접공급에 따른 온도손실이 발생하며 열교환기 투자비가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원수의 간접 열교환으로 일부 온도손실이 있을지라도 원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열교환+물 순환 방식이 선정됐다.
DC화재 맞춤 초기진압 ‘압축공기포 LiB소화’
박준현 스탠더드시험연구소 대표는 ‘데이터센터 UPS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진압시스템’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준현 대표는 “최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중단을 비롯해 전국에 UPS, ESS용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이라며 “화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나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초기 화재진압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UPS와 ESS용 배터리는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용도로 전기 저장장치로써 리튬이온배터리를 공통적으로 사용하나 UPS용은 납축전지 등도 사용한다. 차이점은 충방전 횟수의 경우 UPS용은 매우 적은 횟수로 운용하지만 ESS용은 1일 1회 등 많은 충반전을 반복한다. 소화시스템의 경우 ESS용은 2022년 소방청 전기저장시설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스프링클러가 바닥면적 1m²에 분당 12.2L, 30분 이상 방수되도록 정해졌으나 UPS용은 배터리실 화재방호 기준이 불명확하고 소방청 화재안전기준 적용대상에 속하는 부분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특성은 셀 규모 화재, 모듈 규모 화재, 랙 규모 화재, 인접랙 화재 확산 순으로 확산돼며 셀 규모와 모듈 규모 화재 내에서 소화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계소화설비로는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진압이 불가능해 적합한 소화약재를 지닌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소화약재로는 △고체에어로졸 △청정가스 △스프링클러 △압축공기포 등이 있으며 리튬이온배터리 소화설비로 가장 적합한 방식은 압축공기포다. 압축공기포는 다른 약재와 달리 모듈내부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으로 화염진압 성능이 가장 우수하며 단기간·장기간 재발화 방지에도 모두 효과적이다. 특히 물 사용량이 적어 수손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박준현 대표는 "소방청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기준(NFSC 607)에 따르면 스프링클러설비는 의무설비로 돼 있으나 압축공기포 LiB소화설비는 자가설비로 규정돼 있으며 스프링클러설비는 전역방출설비로 천장에서부터 물이 방사되나 랙, 모듈 외향이 우산역할을 함으로써 물이 배터리에 잘 닿지 않아 화재 초기진압이 어렵고 수손피해를 발생시킨다"라며 "이에 따라 UPS와 ESS용 배터리에 맞는 소화설비인 압축공기포 LiB소화설비가 추가 설치되도록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