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두인 ESG가 2025년부터 구체화되며 건설산업도 본격적인 ESG경영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설비공학회(회장 정재동 세종대 교수)가 기계설비업계도 선도적으로 ESG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한 학술적 기반마련에 나섰다.
설비공학회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ESG 시대를 선도하는 설비기술’을 주제로 ‘2023년 동계학술발표대회’와 함께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트렌트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ESG가 화두로 제시되며 현재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ESG경영에 관한 제도적 기반이 국제사회에 비해 미흡한 상황이다. 앞으로는 2025년 금융위원회의 ESG 의무공시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의 스콥1(직접배출), 스콥2(간접배출) 공시기준이 마련될 전망이어서 ESG경영이 제도적‧기술적으로 구체화되는 시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나아가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스콥3(내재탄소) 공시기준 발표에 따라 KSSB의 토대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스콥3 공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26년 이후 기계설비, 건설자재를 포함한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 탄소절감이 주된 이슈로 대두될 전망이어서 기계설비산업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동 설비공학회 회장(세종대 교수)은 환영사를 통해 “ESG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화두로서 국가 정책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이슈와 연관돼 설비공학회의 역할은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번 동계학술발표대회는 이에 대비한 일반세션과 12개분야의 특별세션, 국제세션 등 총 158편의 학술논문이 발표된다”고 밝혔다.
이어 “설비공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의미있는 기술교류와 정책제안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라며 “올해는 회원수 1만명을 넘는 명실상부한 대표 학술단체로서 자리매김한 의미있는 한해로서 학술활동을 선도하고 현장과 연계한 연구, 적극적인 정책비전 제시 등 달라진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토록 많은 관심과 격려, 조언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재동 회장은 또한 “55만 기계설비인의 노력 덕분에 기계설비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라며 “아무런 제도적 기반이 없었던 기계설비가 처음으로 독립된 산업임을 인정받은 결과물로서 기계설비산업계 종사자들의 자긍심이 향상됐으며 시장이 창출됐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탄소중립, 에너지, 환기 등 문제가 부각되는 현실에서 기계설비업계 성장의 또다른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설비공학회는 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회장단체로서 설비 얼라이언스의 리더역할을 하며 이러한 역할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영수 설비공학회 동계학술발표대회 조직위원장(국민대 교수)은 “설비공학회는 1971년 설립돼 올해로 52주년을 맞이했으며 회원 1만여명과 230여 기업 및 단체가 함께하는 기계설비분야 대표 최고학회로 성장했다”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해 친환경 기계설비의 고효율화, 신재생에너지확대를 위한 기술발전과 보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구현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기술을 제시하는 등 학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라며 “3년여만의 엔데믹 선언으로 사회 각 분야가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 팬데믹의 긴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영수 위원장은 또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ESG의 가치를 이해하고 친환경 및 에너지효율적인 설비기술, 사회적가치 창출과 안전에 기여하는 최신 설비기술을 공유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책임을 위한 설비분야의 역할에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 설비분야의 핵심은 탄소중립, 4차 산업혁명, ESG”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설비분야의 변화를 모색하고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미래 성장동력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설비기술에 대해 심도깊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열교환기 △공조설비 △냉동‧열펌프 △실내환경 △건물에너지 △에너지생산‧저장 등 일반세션과 △기술기준위원회 △콜드체인부문위원회 △열펌프전문위원회 △차세대 냉매 △클린룸설비전문위원회 △여성설비위원회 △동결포집‧탄소중립 공청회 △공조부문위원회 △한일엠이씨 △유원엔지니어링 △에너지기술연구원 △냉동공조산업협회 △설비기술로드맵 등 특별세션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히트펌프 △대체냉매 △콜드체인 기술 △환기장치 △데이터센터 △제어‧계측‧시뮬레이션 △BIM △열교환기 성능향상 △냉각시스템 최적설계 및 성능향상 △CCUS 등 건설산업의 ESG경영을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에너지효율화 설비기술이 제시됐다. 특히 기술백서 발표회 특별세션을 통해 △제로에너지건물 △공조열원시스템 △히트펌프 등의 기술로드맵을 제시하는 의미있는 발표도 이뤄졌다.
김병석 원장, “비파괴적 혁신 도모해야” 이번 설비공학회 동계학술대회 초청강연으로는 김병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이 ‘Beyond Technology, Beyond Construction(기술을 넘어, 건축을 넘어)’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김병석 원장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기후위기에 직면한 만큼 온실가스 배출저감이 절실할 정도로 끓는 지구의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향후 5년중 1년은 역대 최고로 무더울 가능성이 98%에 달하며 그중 최소 1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1.5℃ 임계값을 초과할 가능성이 66%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래세대와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사회를 위해 종합적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건설연은 제로에너지빌딩과 슈퍼콘크리트 기술을 핵심역량으로 통섭형 융복합 R&D 추진을 통한 건설분야 탄소중립‧기후변화 문제해결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석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기까지 건설기술은 물리적 관점에서 고강도 신건설재료, 건설자동화, 건설의 탈 현장화가 이뤄졌으며 디지털 관점에서는 BIM, AI를 활용한 시설물의 예방적 유지관리 등이 개발되고 있고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쾌적한 실내환경, 탄소중립도시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과거 산업혁명이 농업, 공업, 서비스산업, 지식산업 등으로 이뤄졌다면 차세대 산업혁명은 여가‧고부가가치 산업 등 물질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포함하는 ESG개념과도 연결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류는 물질문명의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우리나라는 특히 빠른속도로 성장해왔지만 수많은 재해와 재난,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으며 OECD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고령화속도 1위 등을 기록하고 있어 이러한 어두운 측면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래도시는 지금껏 발전시켜 온 기술을 바탕으로 재해를 줄이고 행복지수는 높이는 스마트한 도시로 혁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병석 원장은 “혁신의 방법으로 파괴적 창조는 기존 산업의 파괴와 사회적 조정비용을 야기하므로 지양해야 하며 새로운 시장에 의해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는 비파괴적 창조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친환경, 에너지효율, 온실가스 절감 등 환경기술과 챗GPT, 인공신경망 등 스마트기술을 비롯해 쾌적성 향상, 재난‧사고예방, 설계‧관리기준 정립 등을 버무려 설비기술‧산업의 혁신방향을 정립함으로써 초연결도시‧친환경도시에서 나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고려한 스마트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감사패 등 58건 수여
이어진 제52회 정기총회에서는 의결정족수 360명을 초과하는 373명의 출석 및 위임으로 개회돼 △2022년 결산 △2023년 회무보고 및 결산안 의결 △2024년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의결 △명예회원 및 SAREK Fellow 추대 △학회상 및 HVAC‧유튜브콘텐츠 경진대회 시상 △감사보고 등이 이뤄졌다.
올해 설비공학회는 423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해 회원수 1만22명을 달성했으며 우수기업회원 82개, 특별회원사 169개, 단체회원 48개 등 규모로 확장했다. 올해 신규 우수기업, 특별회원사 등 주요 기업회원사로는 △HDC현대 EP △동부건설 △이젠엔지니어링 △제이앤지 △지케이엔지니어링 △케이펙기술 △해성엔지니어링 △힘펠 △에이스공조 △인터젠컨설팅 △더부엔지니어링 △링크엔솔루션즈 △모던 △비앤에이테크 △조일비엔피 등이 있다.
2023년 주요 사업으로는 총 11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으며 국제협력사업으로 미국 ASHRAE 겨울 컨퍼런스 참석, 중국 CAR 2023 EXPO 참석, 일본 JSRAE 학술대회 참석, 대만 TSHARE 학술대회 참석 및 MOU 체결 등이 진행됐다. 또한 냉동공조산업 기술발전을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등과 MOU를 체결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도 2050 탄소중립, ESG 경영기반 확보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학술사업으로는 지난 6월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해 총 336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번 동계학술발표대회에서 158편의 논문을 공개했다. 또한 부문위원회 및 전문위원회 등 13차례의 강연회 및 강습회를 개최했으며 지난 4월 4개 지회 학술대회를 개최해 특별강연, 학술논문 등 총 24편을 발표했다.
연구용역사업으로는 2022년도 계속사업으로 △냉동공조발전위원회 4차연도 과제 △부산 범일동 주거복합건축물 신축설계안에 대한 화재위험 평가 △데이터센터 냉수계통 설비군의 최적화 운전제어와 운영관리 계획을 위한 솔루션 구축 등이 진행 중이다.
올해 신규과제로는 △교육시설 대상 HVAC 원격관리 유지보수를 통한 에너지 및 탄소배출량 절감효과 실증연구 △제로에너지건축물 적용을 위한 건물용 연료전지 확대방안 연구 △레지오넬라 시설별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화재복구 타당성 검증 자문 △열원기기 안전‧보온공사 단열 기준보완 및 체계정비를 위한 정비연구 △복합기능 히트펌프의 성능인증기준 개발에 관한 연구 △냉동공조발전위원회 5차연도 과제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명예회원으로 △권용일 신한대 교수 △김용식 인천대 교수 △김은기 삼화에이스 대표 △김회률 GE엔지니어링 대표 △박수석 한국마이콤 전무 △신영기 세종대 교수 등이, SAREK FELLOW로는 장영수 국민대 교수가 추대됐다.
학회상 수상자로는 조진균 한밭대 교수가 ‘국가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이동형 음압격리병실 개발 및 감염방지 환기성능 평가에 관한 연구’로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김서영 하이리움산업 대표가 ‘액화수소용 저장탱크 제조기술과 액화수소 충전기술 등 액화수소 관련기술 개발’로 기술상을 수상했다.
특별상으로는 윤린 한밭대 교수가 ‘A study on the condensation heat transfer coefficient of R1234ze(E) and R134a near the critical point’로 아시아 학술상에 선정됐으며 오동욱 조선대 교수가 ‘Analysis of Additive Alignment in a 90° Elbow Channel’로 IJACR 우수논문상에 선정됐다.
또한 학회발전을 위해 지원해 온 기업 중 우수기업회원에 가입한 △동부건설 △이젠엔지니어링 △제이앤지 △지케이엔지니어링 △케이팩기술 △해성엔지니어링 △힘펠 HDC현대EP 등이 감사패를 받았으며 강용대 고려대 교수에게 제32기 회장으로서 학회에 봉사한 공로로 감사패가 수여됐다.
우수 부문‧상설‧전문위원회 시상에서는 △김시헌 에너지부문위원장 △안준 E서비스위원장 △김진호 TAB커미셔닝특별위원장 △서정식 축열전문위원장 등이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단체 및 기업에서 기금을 조성해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특별상으로 스파이렉스상에는 △차영일 세아엠이씨 소장 △박천이 길이엔지 상무가 선정됐으며 최상홍 인재상에는 △이민우 고려대 박사 △정융 서울대 회원 △박승태 에이티이엔지 대표 △정형권 금성풍력 대표 △김세희 세일에프에이 대표 △임현우 건국대 교수 등이 선정됐다. 또한 삼양발브상에는 △박경수 DL이엔씨 부장 △배병훈 태영건설 부장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학송상에는 김용찬 고려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밖에도 에너지기술상에는 △이진천 디씨에스 대표가, 박용한 기술상에는 △김동준 롯데건설 팀장 △박창주 DL건설 팀장이, 여성설비인상에는 △이종숙 상신플렌트 대표가, 한송상에는 △여명석 서울대 교수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HVAC 경진대회 대상으로 선정된 팀은 성균관대로 △권정윤 회원 △임하민 회원 △서은서 회원 △황재민 회원 △이상욱 회원 등이 늘푸른재단상을 수상했으며 HVAC 경진대회 우수지도교수상 수상자로는 △박병용 한밭대 교수 △전용석 한국해양대 교수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 경진대회 대상에는 △방민규 대림대 회원 △박소현 대림대 회원 △한현준 대림대 회원 등이 선정됐다.
동계학술발표대회 우수연구교수상에는 △이재선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이호성 고려대 교수가 선정됐으며 동계학술발표대회 우수논문상에는 △김경중 한국과학기술원 회원 △정현준 한밭대 회원 △정인호 인하대 회원 △홍정국 서울대 회원 △김민호 한밭대 회원 △최광원 인하대 회원 △채수원 부산대 회원 등이 수상자로 올랐다.
내년 최준영 회장 체제 출범 설비공학회는 오는 2024년 최준영 제34기 회장, 송두삼 차기회장, 장영수 선출직 부회장 체제로 운영된다.
최준영 제34기 회장은 2024년 주요 사업추진내용 보고에서 “내년 설비공학회는 정회원, 우수기업회원, 특별회원 등에 대한 권익보호와 제반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회원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업체와 지속적인 MOU를 추진할 것”이라며 “또한 언론매체 홍보를 강화하고 공공기관의 자문위원, 평가위원, 심사위원으로 적극 참여해 사회기여활동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공동학술대회 및 관련 국내‧외 유관단체와 교류를 추진하며 유관기관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제협력사업 강화에도 힘쓰겠다”라며 “영문 논문의 SCI 등재를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기계설비법 통과에 따라 관련 법령에 지속적 관심을 갖고 발전적 개정에 적극 참여하는 활동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