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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철 기계硏 히트펌프연구센터 선임연구원(박사)

“냉매규제 벗어날 수 있는 물 냉매 적용 냉각기·HP 개발”
친환경성·무독성·비가연성 등 장점 많아
진솔터보기계·생기원 등 참여…시제품 제작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냉매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ODP규제를 넘어 GWP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친환경냉매 적용은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계연구원은 물을 냉매로 활용한 냉각기와 히트펌프를 개발했다. 기계연구원에서 다양한 히트펌프 개발 및 열저장 장치, 열교환기 등 열시스템 관련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김정철 박사를 만나봤다.

 

■ 글로벌에서 물 냉매 활용 개발 현황은

물 냉매 활용 현황은 냉각기 및 히트펌프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물 냉매 냉각기의 경우 독일 및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미 수년 전에 개발하고 실증테스트까지 완료했으며 크기를 줄이는 후속 연구까지 진행한 실정이다. 히트펌프의 경우 고온 히트펌프에 적용한 사례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물 냉매 냉각기술은 아직 원천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서 작동여부를 실험적으로 보인 수준이다. 히트펌프는 적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

 

앞으로 냉각기는 실증 완료에 이를 수 있도록 운전 중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와 동시에 상용화를 위해 크기를 줄이는 연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특히 히트펌프 개발을 서둘러 원천기술 개발 및 실증테스트도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 냉각기 및 히트펌프 모두 물이 냉매로써 장점이 충분히 있는 만큼 상용화에 이를 수 있도록 크기 및 소음 등을 모두 줄여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기존 합성냉매, 자연냉매대비 물 냉매 특장점은

냉매로써 물은 장점이 많다. 우선 친환경적이며 무독성이며 비가연성이다.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잠열계수가 높아 냉각성능도 좋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화학합성냉매의 경우 냉매규제에 따라 친환경 냉매 및 관련 냉각기·히트펌프를 매번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물의 경우 제대로 기술이 개발되면 규제에 얽매여 매번 개발할 필요가 없어 장점이 크다.

 

현재 Low GWP관련 냉매규제 및 PFAS(불소 계열 냉매 규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도 무독성, 비가연성인 냉매는 지나치게 고가여서 상용품에 적용이 불가능하다. 그마저도 몇몇 해외 업체들이 독점 공급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을 냉매로 사용하는 냉각기·히트펌프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물 냉매도 단점이 있다. 물 냉매를 상온 냉각기 및 히트펌프시스템에 적용하면 증기의 비체적이 타 냉매에 비해 커 압축이 어려워 압축기가 커지고 표면장력이 커 전열관 개수가 증가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임계 온도(약 374℃) 등의 큰 장점들이 많아 선진국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물을 냉매로 사용한 냉각기 및 히트펌프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냉매로서 물의 조건은

냉매로서 물은 초순수일수록 좋다. 증발기에서 증발한 물 증기가 압축기를 통과한 후 응축기에서 응축해 증발기로 돌아와야 한다. 즉 상태변화 시 이상적으로 완전히 같은 양의 물질이 증발되고 응축돼야 하므로 최대한 순수한 물이어야 한다.

 

■ 타 냉동기대비 제품 크기가 큰 데

상온영역의 물 냉매 냉각기 및 히트펌프의 경우 합리적으로 크기를 줄일 수 없다면 사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진공상태의 물 냉매 증기는 비체적이 커 압축기 크기가 너무 커져서 전체 시스템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상온 냉각시스템의 경우 진공상태에서 작동하므로 누설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높은 수준의 불응축가스 제거기술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열교환기의 크기를 최대한 줄이고 압축기 크기도 최적화하고 구조적으로 잘 배치해 전체 시스템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100℃ 이상 고온영역에서의 냉각 및 히트펌프시스템의 경우 단점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진공이 아닌 고압에서 작동하므로 비체적이 작아 압축기 크기도 크지 않고 누설문제도 없다. 한 가지 남은 문제점은 물 냉매가 기존 냉매에 비해 높은 압축비를 요구해 압축기개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제품 자체의 가격(냉매 제외)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압도적으로 저렴한 냉매가격 및 친환경성, 높은 성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된다.

 

■ 개발에 참여한 기관들의 역할은

물 냉매 냉동기 원심식 압축기는 진솔터보기계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압축기 시뮬레이션)이, 증발기 및 전체 시스템 구성은 기계연구원에서, 응축기는 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했다. 시작품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서울대학교에서 젖음성이 향상된 증발 전열관기술을 개발했다.

 

전체 시스템이 제작된 후 진솔터보기계와 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시스템구동을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운전에 참여했으며 회의를 통해 장치 수정 및 보완했다. 참여기관에 수요기관이 없었으며 장치는 크지만 시작품 시험장소 및 보관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뿐만 아니라 시험시간이나 재료비도 충분치 않아 완수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였지만 참여기관들이 모두 진정으로 성심성의껏 노력해줘 마칠 수 있었다. 이들 기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향후 기술개발이 필요한 분야는

물 냉매를 적용한 고온 냉각기 및 히트펌프기술은 필요하다. 에너지기술로드맵(산업부)에 의하면 고온 히트펌프분야는 2030년까지 공급온도 25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기계연 히트펌프연구센터에서 공기를 이용한 300℃급 고온 히트펌프를 개발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향후 물을 냉매로 하는 고온 히트펌프를 개발하고자 한다. 고온 영역의 냉각기 및 히트펌프는 누설 문제가 없으며 압축기 크기도 작으므로 상온영역보다 제작이 용이하고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 이외에도 다른 자연냉매 적용 히트펌프기술도 필요하다. 현행 냉매규제 및 PFAS규제 등에 저촉되지 않는 합성냉매는 지나치게 고가이며 몇몇 해외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자연냉매 적용 히트펌프기술을 개발하면 적용 냉매비용도 저렴하고 규제에 대응하는 히트 펌프기술을 새로 개발하지 않아도 되므로 관련 개발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자연냉매 냉각기 및 히트펌프를 우리나라보다 더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냉매에는 물,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프로판, 부탄 등이 속하는데 이들을 활용한 히트펌프기술이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정부정책은 주로 5년 단위인데 하나의 히트펌프기술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장치개발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운전을 통한 노하우 축적이 필요하다. 이미 덴마크나 독일 등지에서는 장치 개발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해 시스템운영기술을 쌓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수정보완을 통해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5년은 이런 운영기술까지 쌓기에는 너무 짧으므로 지원기간을 늘려 운영기술까지 포함한 완전한 기술개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