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DC)는 AI시대 핵심 인프라로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처리‧분석‧유통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산업계 디지털전환(DX)를 위한 필수시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DC 자체의 IT(정보기술) 및 OT(운영기술)와 관련한 DX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니언소프트웨어 △로크웰 오토메이션 코리아 △시스코코리아 △마키나락스 등 DC분야 IT‧OT와 관련된 제어‧통신‧보안기업들이 함께 DC DX를 위한 혁신을 도모하는 세미나를 개최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DC혁신을 통한 DC 운영효율성 향상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한 4개사는 지난 1월14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스포타임에서 ‘2025 DC 혁신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한민국 DC산업 현황과 도전과제(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사무국장) △DC 운영의 도전과 새로운 패러다임(조창희 어니언소프트웨어 대표) △DC 운영 극대화를 위한 컨트롤플랫폼 제안(이원석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상무) △DC IT‧OT 통합 아키텍처 전략(이정표 시스코코리아 이사) △AI 기반 DC운영 혁신(허영신 마키나락스 CBO) 등이 발표됐으며 150여명의 업계관계자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DC, 향후 5년 새 2배 성장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 사무국장은 ‘대한민국 DC산업 현황과 도전과제’ 발표에서 “DC는 사람이 아닌 IT장비를 24시간 365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건축물로 기반설비를 모니터링 및 통합관리‧컨트롤하기 위한 운영관리 S/W, DNS 등이 탑재된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국내에는 약 72개 DC가 구축돼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되며 2029년까지 국내 상업용 및 자체 DC는 약 1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DC는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하며 업계는 서울‧경기‧인천을 묶어 ‘서울 리전(region)’으로 보고 통상 북서부‧서부‧중부‧남부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집계한다.
DC는 개수보다 IT로드 기준 용량규모가 더욱 중요한데 국내시장은 2024년말 기준 1.08GW가 운영 중이며 2029년 2.37GW로 2배 이상 성장할 예정이다. 과거 통상 수전용량 40MW를 받아 IT용량 25MW 수준으로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IT로드 60~80MW가 구축되고 있으며 하이퍼스케일 DC는 1개 센터에 100MW가 넘는 곳도 등장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엣지DC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저지연서비스를 위한 DC였지만 최근 수도권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이 주로 위치한 수도권에 DC를 구축하기 위해 소규모 전력을 수전받고자 엣지DC를 기획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DC는 클라우드컴퓨팅 수요증대, 데이터량 폭증, AI시대 도래 등이 산업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전력 증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에너지측면에서 DC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화가 필수적이며 발열량을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기술, IT‧DX를 통한 운영효율화 등이 필수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탄소배출량 감축, 신재생에너지 비중확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각종 규제비용 증가, PF 난이도 향상, 공사비 상승 등에 따라 원가절감을 위한 요소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고 있다.
DC 디지털혁신 기반 운영효율화 실현
조창희 어니언소프트웨어 대표는 ‘DC 운영의 도전과 새로운 패러다임’ 주제발표에서 “DC구축 시 프로젝트에서 건축이 약 30%, MEP가 약 60%를 차지하며 DX부문은 5%가량에 불과하다”라며 “그러나 BMS, 컨트롤시스템, 네트워킹, 보안 등을 포함한 DX부문은 DC 신경계를 책임지는 곳으로 인간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DC가 얼마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가에 해당해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C에서 BMS, 스카다 등 컨트롤‧운영솔루션을 OT로 칭한다. OT는 전기, 기계 등 시설을 직접제어하고 모니터링‧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OT가 최근 IT와 융합되는 양상이 관측된다. DC 컨트롤시스템 전문기업 로크웰, IT‧OT 네트워킹 전문기업 시스코, 산업용 AI솔루션 전문기업 마키나락스 등은 IT‧OT에 대해 DX를 넘어선 ‘AX(AI 트랜스포메이션)’를 통한 DC운영 최적효율화로 경제적 효과를 제공하고자 협력하고 있다.
DC 레이어를 구성하는 컨트롤, BMS, AI, 테넌트서비스 등 레이어 아키텍처를 각사 전문기술을 통해 통합구성함으로써 이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면 AI에이전트를 통해 ESG리포트, 기계설비법에 따른 유지관리보고서 등을 비롯한 각종 서류작업을 자동화하는 미시적 효과부터 다수 DC를 묶어 본사에서 직접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거시적 효과도 얻게 된다.
이에 더해 데이터관리 및 활용의 본질적 측면에서 효과도 기대된다. 디지털트윈 버전으로 심화함으로써 3D형태로 원격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특히 이때 데이터는 생성부터 소비까지 실시간으로 싱크돼 정보지연, 의사결정 오류, 데이터갭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네트워크 컨트롤 안정성 및 사이버보안 강화 필요
이원석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상무는 ‘DC 운영 극대화를 위한 컨트롤플랫폼 제안’ 발표에서 “로크웰오토메이션그룹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연매출 약 12조원의 글로벌기업으로서 약 120년 업력으로 100여개국에서 2만9,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라며 “오토메이션업계 글로벌 탑3 메이커로서 북미지역 컨트롤플랫폼시장에서 65% 마켓쉐어를 보유했으며 한국지사는 1985년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DC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데이터 연속성과 무결성 보장이다. 이는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대용량으로 보낼 수 있는가와 수집과 저장이 원활한가라는 문제와 직결된다.
흔히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DDC는 백넷을 이용하지만 이는 오픈프로토콜을 사용하지 않는 발전기 등 DC 내 여러 구성요소와 통신에 제약이 된다. 이를 위한 게이트웨이 추가 등에 따라 통신속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DC DB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실제로는 컨트롤러가 DB에 보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수집과 저장이 원활하지 않으며 이는 향후 AI, ML을 위한 데이터분석과 학습에 정확도 하락을 야기한다.
이처럼 여러 디바이스들을 단일 네트워크와 컨트롤플랫폼으로 연계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안과 컨트롤시스템 이중화 등을 포함해 데이터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송수신하는 방안마련이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기가바이트급 실시간 이중화 통신을 제공해 IT DB 등 상위레이어 S/W로 막힘없이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단일 컨트롤러가 모든 DC 또는 컨트롤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하나의 CPU만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을 제공한다.
다른 도전과제는 사이버보안이다. IT와 OT는 시스템상 방화벽으로 구획돼 경계선상에서 보안을 논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OT단 컨트롤레벨에 직접적 침투를 막는 것이며 이를 탐지‧차단하는 보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제품단위, 시스템단위, 보안정책 및 절차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로크웰은 보안S/W를 무료로 제공해 컨트롤러 커뮤니케이션 및 보안정책에 활용할 수 있으며 미인증‧미승인 사용자‧장치의 연결이나 데이터 수정‧변조를 OT단위, 컨트롤레벨에서 감지 및 탐지해 관리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DC 운영비용 절감 측면에서 무인‧자율운전 역시 DC업계가 마주한 도전과제다. 전 세계적으로 DC수요가 폭발하면서 관련업계 전문인력 부족문제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는 기획‧투자‧구축‧운영 등 전 영역에 걸쳐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발생하는 문제다.
운영측면에서는 시설에 문제가 생겼을 때 DC 내 인력이 없다면 더 큰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토메이션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으며 로크웰은 외부 엔지니어가 방화벽 내 보안화된 망에 접속해 모니터링하거나 로직을 수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이 활발하지 않지만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레퍼런스가 쌓이고 있어 향후 시장흐름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컨트롤러 S/W화 기반 AI시대 대비해야
이정표 시스코코리아 이사는 ‘DC IT‧OT 통합 아키텍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시스코는 네트워크 및 보안기업으로 지난 20년간 제조‧유틸리티 분야에서 산업계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산업용 네트워크시장은 2024년 21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8년 28억달러(약 4조원)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스코는 37% 점유율로 시장을 리딩하는 1위 벤더”라고 소개했다.
최근 DC산업은 새로운 GPU 도입에 따른 전력수요 및 발열량 증가, 수랭식 및 액침냉각 요구사항 대응, 시스템 복잡성 증대에 따른 장애요소 증가 등 검토요소가 급증하고 있어 네트워크 안정성에 신경을 쓸 여력이 크지 않다.
시스코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고장없는 하드웨어 및 네트워크 요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IT‧OT 통합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통상 구축 후 15년 이상 운영되는 DC환경에서 무고장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도입이 가능한 영역이며 5년 이상 워런티, 제품 라이프사이클 기술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DC 운영측면에서도 효율적인 네트워크 설계를 통해 설비변동 및 오버홀, 증설 시 망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 통상 IT‧OT엔지니어는 네트워크 구성 시 IT는 스타타입, OT는 링타입 구조를 관성적으로 활용해왔으나 최근 OT보안 강화, AI 활성화 등에 따라 산업용 네트워크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OT데이터를 IT로 옮기는 등 융합이 일어나고 있으며 10년 전 BMS를 중심으로한 DC는 시스템레벨에서 이기종시스템을 수직적으로 별도 네트워크에서 컨트롤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공조‧전력‧출입‧방재 등 시스템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해 애플리케이션 개념으로 구현하는 성숙한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컨트롤러가 S/W화 돼야한다는 요구가 지배적이며 다수 글로벌 자동화 리딩기업이 이러한 컨트롤러를 H/W레벨에서 S/W레벨로 올려 마음껏 제어로직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OT자동화기업은 각사 전문성에 맞춰 제어‧비전‧분석 등 워크로드별로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까지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모습이 미래 DC최적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유연성, 솔루션 도입속도, AI 기본능력 등이 더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디지털 탄력성 향상, 라지스케일 네트워크, AI레디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즉 점차 많은 디바이스가 시스템 내에 부착되는 상황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연결 및 관리,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 탄력성과 더 거대한 시스템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개념이다.
특히 AI를 통해 알고리즘과 로봇으로 운영자동화가 시도되는 산업지형에서 컨트롤러가 H/W에서 S/W로 상향이 필수적이며 이러한 각 제어로직이 해당 디바이스, 로봇, 센서와 1:1 대응토록 가상화하는 체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형태가 가능토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향후 AI 자동화를 손쉽게 도입할 수 있으며 이것이 AI 레디 인프라스트럭처의 개념이다.
산업용 AI시장, DC시장 급증 ‘기폭제’
허영신 마키나락스 CBO는 ‘AI 기반 DC운영 혁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마키나락스는 기업이 핵심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AI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라며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이노베이터로 선정됐으며 AI플랫폼부문에서 유일하게 방위사업청 주관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된 마키나락스는 2017년 설립돼 현재까지 약 340억원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마트, GS칼텍스, 한화그룹,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LG전자, SK에코플랜트 등에 AI솔루션을 공급해왔다”고 소개했다.
초기 AI는 클라우드서비스 개선을 위한 데이터분석모델 및 모델개선을 위해 사용됐으며 우버, 카카오와 같이 근처 모빌리티를 연계하는 등 간단한 통계분석과 같은 유형으로 활용됐다. 이후 챗GPT와 같은 LLM이 등장해 서비스되면서 AI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향후 AI는 기업용시장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 AI를 제조현장의 특정 설비, 프로세스,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활용할 것이며 기술적 측면에서 도입시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러한 방향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7~8년간 기업들은 자동화, 디지털화를 통해 현장의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프라조성에 투자를 실행했으며 이렇게 확보한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데이터활용을 포기한다면 이러한 기존 투자가 매몰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실질적인 프로세스와 AI를 결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려면 LLM과 같은 범용적 챗봇 수준을 넘어 소각로 자율운전, 타이어패턴 생성, SCM최적화와 같이 대단히 복잡하며 특화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며 이 시점이 임계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키나락스는 AI기술과 S/W를 결합할 수 있는 OS(운영체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특정목적의 특화된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AI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를 수용하기 위한 DC수요는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키나락스는 DC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D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중단 운전이며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운영비용 절감이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무중단 운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이를 대비하고 방지하는 것에 많은 비용을 들이지만 사실상 중단상황은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AI를 통해 위험도를 예측‧회피하며 예방과 예지보전을 수행함으로써 운영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무중단 운전을 돕게 된다.
또한 일상적인 운영비용 절감을 위해 공조시스템 최적관리 구현에 AI를 사용할 수 있다. 반복적인 시뮬레이션과 데이터셋 학습을 통해 최적해를 찾는 과정에서 시뮬레이터 고도화, 알고리즘 강화가 이뤄지며 전체 과정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에너지절감 운전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적자원 부족문제 해결을 통한 운영효율화에 AI가 사용될 수 있다. 현장 근무인력이 수행하던 역할을 AI가 탑재된 로봇이 수행할 수 있으며 향후 이러한 로봇을 모니터링 및 관리하는 전문가에게도 AI솔루션이 필요하게 될 전망이다. 데이터량 및 종류가 증가하면서 대시보드로는 판독이 어려운 시대가 올 것이므로 LLM 등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필요한 관리포인트의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