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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형중 에너지공단 효율기술실장

“정책·소비자·기업 소통창구 역할”



■ 지난 3월부터 효율기술실을 이끌고 있는데
최근 산업·건물용기기의 보급확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네트워크기기 및 융복합 에너지기기 등 새로운 가전기기시장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에너지정보 요구가 증대하는 등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효율측정방법 개선, 사후관리 강화로 소비자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업의 에너지효율기술을 선도해 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이를 통한 국가 에너지절감에 기여할 방침이다.

냉난방공조분야에서 사용자는 온도나 조명조건, TV시청 등 원하는 서비스를 받는 데 목적이 있다. 여기서 매개체가 되는 것이 에너지기기다. 에너지기기가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시키듯 효율기술실도 제도, 업계, 소비자를 연결하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 고효율인증·효율등급 차이점은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과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에 대한 차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제도는 규제와 인센티브라는 본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고효율인증제도는 국가적으로 효율적인 에너지관리가 필요하지만 해당 품목에 대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때 초기 시장을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이다. 효율등급제도는 품목이 시장에 잘 정착하고 난 후에 소비자들이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장점유율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해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고효율인증마저 의무라고 생각하는 업체나 소비자도 있다. 몇몇 품목의 경우 건설사에 납품을 해야 하는데 고효율인증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제도이다보니 건설사에서도 채택 기준을 고효율인증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임의제도인 고효율인증은 관련제품의 고효율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한 업체에게 조달청 우선구매 등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인증을 받을지 안 받을지 선택할 수 있다. 

공공부문이나 대형건설사들의 구매시방이나 스펙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혹자는 당연한 의무제도 아니냐라는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기기업체의 인센티브 부여, 초기시장을 개척하는 업체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하면 고효율인증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효율등급제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에너지공단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지속적인 제품관리, 주기적인 효율기준 상향 등으로 제도를 운영해나가고 있다.

관리대상 품목은 기준이 한 번 정해지면 계속 유지되는게 아니라 소비자니즈, 기업의 생산 및 R&D 능력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국가에너지절감 목표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강화하고 있다. 



■ 어떤 기준으로 분류되는가
고효율인증으로 초기시장을 선도하고 성숙된 시장은 효율등급제로 전환해 관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운영이지만 예외도 있다. 고효율인증 단계없이 바로 효율등급제로 시작할 수도 있고 시장보급 확산속도에 따라 어떤 품목은 고효율인증제를 5~10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품목의 특수성에 맞춰 별개로 결정하는 것이지 반드시 고효율인증을 했다고 다음에는 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 보급속도나 점유율, 기술수준 모니터링과 함께 대체품목이 있느냐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보면서 판단하고 있다.

고효율인증제도 내에서 인센티브를 주면서 산업을 육성하다가 기술수준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효율등급제로 넘기는 것이다.

효율등급제는 소비자 위주의 제도다. 기술수준별로 등급라벨을 붙여서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제도전환을 고려하는 요인에는 기술력 향상도 포함되는데 여러 품목 중 우리가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품목도 있지만 뒤처지는 부분도 있어 해외수준과 비교도 중요하다. 기준강화 시 기업들의 제품개발 기간이나 생산계획 등은 고시를 만들면서 충분한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효율등급제 전환을 썩 반기지는 않는 편이다. 효율등급제는 의무제도이기 때문에 공단에 신고된 모델만 판매할 수 있다. 인증이나 신고에 익숙치 않은 중소기업들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술의 건전한 시장형성을 위해 이러한 요소들을 다각도로 고려해 전환을 결정한다. 

이렇게 제도가 전환될 때는 간담회 및 공청회를 여러차례 개최하며 업계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 이를 통해 공단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도 도출되기 때문에 좀더 좋은 개선안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전환사례에서 반발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에너지공단 입장에서는 국가, 소비자, 업계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 차원에서 볼 때 의무제도 이관이 맞지만 기업들은 고효율인증에 익숙해져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고 그 안에서 찬성파와 반대파가 갈리는 때도 있다. 반대하는 업체들을 위해서 간담회를 많이 개최해 의견을 최대한 조율하고 있다. 

■ 최근 원심식 냉동기를 효율등급제로 전환한 바 있는데
최근 전환된 원심식 냉동기 사례는 지난해 관련 간담회를 10여차례 개최하며 업계의견을 충분히 반영시킨 결과다.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에너지사용량이 큰 산업용기기의 효율관리를 위해 산업용기기 최저효율기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냉동기가 최근 보급량이 증가됨에 따라 효율관리를 통해 업계의 효율기술개발을 유도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냉동기를 효율관리기자재 품목으로 관리하기 위해 원심식 냉동기 효율등급제 적용에 관한 공청회 및 의견수렴의 자리를 여러 차례 마련했다.

원심식 냉동기는 임의적 제도인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적용받던 품목이지만 효율관리기자재로 추가해 최저효율기준(의무적 제도)을 적용함으로써 산업용기기의 고효율제품 보급확대를 실현하고자 한다.

■ 효율기술실을 맡으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효율관리체계 고도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기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성능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정보제공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라벨에 붙어있는 에너지사용량이 진짜인가하는 궁금증도 있을 것이다. 국민의식이 점점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에 공단에서 실사용 환경정보를 반영한 정확한 에너지사용정보를 제공하면 소비자들도 에너지소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효율이 더 높은 제품을 써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현재도 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각 제품별 소비전력량이라든지 직접적으로 체감할 만한 정보가 더 필요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더 효율이 좋은 제품을 찾고 기업은 그에 걸맞는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국가경쟁력은 물론 에너지절감과 온실가스 감축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에너지절감효과에 대한 직관적인 정보제공 시스템도 구축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에너지효율등급제, 고효율인증제도, 대기전력저감 프로그램 등 효율관리제도 운영을 통해 피크저감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 발전소 몇 개를 덜 지어도 되는지, 나무 몇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단의 활동을 알리는 것이다. 상세한 자료를 모아 올해나 내년쯤 공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