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공조, 건축설비분야 대표기업 장한기술(대표 유해성)은 PVT 기술을 고도화하고 BTES(지중축열조)와 결합해 여름에 남는 열을 저장(계간축열)해 겨울에 사용하는 냉난방을 실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시스템이지만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류경호 장한기술 에너지융복합사업본부장을 만나 기술개발 배경 및 추진현황,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국내 신재생열에너지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정책은 2012년에 도입된 RPS제도로 발전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진행돼 왔다.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이 태양광과 풍력 중심으로 보급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재생열에너지공급 의무화제도(RHO) 도입은 지연되고 있고 주택건물 등의 보조금 예산 동결로 신재생열에너지산업을 둘러싼 사업환경은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의 태양에너지에 대한 기술적 잠재량은 87만436toe로 매우 풍부하나 2016년 기준 태양열 에너지 이용률은 0.0025%로 매우 미미하다. 2035년 기준 태양열 보급목표의 1.49%에 불과하다. 2015년대비 2016년 태양열에너지 생산량의 증가율은 0.1%로 태양열시장은 매우 침체돼 있다. 이렇게 열악한 국내 열에너지시장에 활기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절실하다.
■ PVT 개발 배경은 다년간 폴리머 열교환기를 이용한 PVT를 연구했다. 또한 2016년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지원하는 ‘PVT(태양광+태양열)복합패널과 축열 및 지열히트펌프를 활용한 제로에너지 타운 실현을 위한 신재생 융복합 열에너지 공급시스템 개발’ 실증과제 제안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현재는 PVT기술을 고도화하고 BTES(지중축열조)와 결합해 여름에 남는 열을 저장, 겨울에 사용하는 형태의 냉난방을 실증하고 있다. 열악한 신재생열에너지시장에서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기술로 PVT가 주목받고 있다.
■ PVT의 특장점은
태양광 모듈과 태양열 집열기를 결합한 형태의 태양광+태양열 복합모듈을 PVT라고 부른다. PVT는 공기식과 액체식이 있는데 장한기술이 개발한 제품은 일반적인 냉난방시스템과 결합해 활용하기 쉬운 액체식 PVT다. PVT는 PV처럼 신뢰성과 내구성이 가장 중요한데 장한기술에서 개발한 PVT는 30년 이상의 내구성 보장을 위한 Polymer를 재료로 선택해 KTL과 KS에 준하는 성능시험을 완료했다. 부식이 없고 무게도 가벼울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다.
또한 PV CELL은 온도가 1℃씩 올라갈수록 효율이 약 0.5%씩 감소한다. 하지만 PVT는 PV패널 후면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PV Cell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 발전효율을 유지한다. 이러한 집열기 냉각효과 때문에 장한기술의 PVT는 일반 PV패널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일부 PVT모듈은 집열기 제조 및 조립의 편리함을 위해 전체 면적을 커버하지 않고 집열기를 쪼개서 붙이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장한기술의 PVT는 집열기를 쪼개서 부착하지 않고 일체형 집열기가 태양광모듈 전체면적을 커버하는 방식이라 약 500W/m² 이상의 열을 생산할 수 있다.
■ 실제 가동하고 있는데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충주에 있는 골프장 관리동에 설치했다. 골프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며 클럽하우스의 샤워시설로 온수사용량도 많다. 열이 모이는 시간과 열을 사용하는 시간차가 작아 축열조 용량을 줄일 수 있는 등의 장점이 많다.
음성 S사 공장에 설치한 PVT와 BTES(계간축열조), 히트펌프를 결합한 현장의 경우 계간축열방식으로 냉난방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계간축열이란 여름의 남는 열을 저장해 겨울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계절별 열사용과 생산량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현장은 지난 9월 설치를 완료해 실증실험에 착수했으며 아직은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이 되지 않았으나 내년에는 실증운영을 통해 많은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 PVT 활성화 기대효과는
PVT를 통해 신재생보급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PV의 태양에너지 운영 효율이 17% 내외다. 하지만 PVT를 이용할 경우 같은 면적에서 50% 이상의 효율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1,000m² 이상의 공공건물의 경우 신재생 의무화 비율이 매년 3%씩 증가하고 2020년에는 30%를 목표로 하고 있어 PVT와 같은 신기술이 적절한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로에너지빌딩과 에너지자립마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온수사용 수요가 많은 곳에 적용하면 경제성도 충분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도 늘어나 온실가스 감축효과 등 신재생열에너지 시장에도 새로운 아이템이 될 수 있다.
■ PVT 보급이 확대하려면
PVT와 같이 신기술 제품의 경우 초기에 시장을 형성하고 기술개발이 촉진될 수 있도록 보조금 및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PVT는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큰 역할을 하게 될 유망한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정책적으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서도 PVT가 새로운 분야로 지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정책 및 제도적인 지원이 적절히 이뤄진다면 국내에 PVT 정착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발주자로 나서 선진국들보다 더 빨리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BTES는 어떤 기술인가
계간축열기술은 물을 가열해 저장하는 HW TES(hot water tank thermal energy storage), 물웅덩이를 이용하는 PTES(pit thermal energy storage)와 대수층에 열을 저장하는 ATES(aquifer-thermal energy storage) 그리고 지중에 열을 저장하는 BTES(borehole thermal energy storage)가 있다.
열생산과 열소비의 불균형을 해소할 좋은 기술인 BTES는 지중에 열교환기를 삽입해 토양 자체를 축열매체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축열용량이 15~30kWh/m³로 물을 매체로 하는 방식대비 작고 지중에서 지하수 이동이 없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시공이 간편해 시공비가 적게 든다. 시장진입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경제성과 시공기간이 짧아 이 방식을 선택했다.
이번에 설치 완료된 음성 S사 공장은 BTES와 히트펌프를 결합해 저온저장방식을 적용했다. 저온저장방식은 고온저장방식대비 열손실이 적고 지중열 안정화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좋은 실증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실증시험 준비 현황은 실증단지를 찾는 과정이 매우 어려웠다. 타운하우스도 고려했었는데 각각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가 힘들었고 공공건물의 경우 결정기관의 동의를 얻기가 힘들었다. 대부분의 수요처에서는 세계 최초보다는 다른 곳에서 검증되면 사용하고 싶어 했다. 수요처 모두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계 최초로 실증 적용한다는 부분에서 리스크를 감당하기는 어려워해 실증단지 선정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S사 공장 실증단지는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공사를 진행하고 10월 시운전을 완료했다. 지금은 제어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등 운영을 최적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실증 성공을 위해서는 효율을 극대화하는 운영 알고리즘이 중요하다. 현재 최적운전을 위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증하고 있다. 데이터를 집적하고 분석하는 업무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실증운영을 통해 최적화된 운영 알고리즘을 개발할 예정이다. BTES와 PVT를 결합한 사례로는 국내 최초인 만큼 좋은 데이터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향후 PVT, BTES 관련 사업 방향은
먼저 접근할 시장은 온수를 많이 사용하는 수영 및 스포츠시설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L과 KS에 준하는 성능시험을 완료했으며 신뢰성 R마크 및 KS인증을 추진 중이다. 이후 호텔과 주거시설들로 국내 적용처를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PVT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제품이라 한국에서 먼저 실증을 통해 검증하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초 일본에서 열린 PV EXPO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현재 미국 산호세 스포츠시설의 온수공급을 위해 PVT에 관심을 보여 적용방안을 협의 중이다. PVT와 BTES는 침체되고 있는 태양열시장에 중요한 신기술이다. 특히 2020년부터 부분적으로 제로에너지건물에 대한 의무화가 시작되면 PVT와 BTES는 더욱 더 주목받는 기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