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는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반시설인 동시에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탄소다배출시설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AI, IoT, 빅데이터 등 다양한 미래기술 적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산업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효율화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반다지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은 2022년도 제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대상과제의 일환으로 ‘고집적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 향상 솔루션 개발 및 실증’ 과제를 공고하고 이온 컨소시엄을 선정, 지난 6월24일 킥오프 회의 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과제를 기획한 이윤빈 효율향상PD는 서울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LG전자, 기술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거쳐 KETEP에 효율향상PD로 합류했다.
열유체 냉동분야를 테마로 공학박사 학위를 마친 후 다양한 기관을 거치면서 제품개발, 기술가치평가, 예비타당성조사에 이르는 민간과 공공정책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OECD NESTI에 한국대표로 참여하며 혁신분야 국제공동작업도 경험한 바 있다.
이윤빈 효율향샹PD를 만나 데이터센터 과제의 필요성 및 연구방향을 들어봤다.
■ 과제배경과 의미는
‘고집적 데이터센터 에너지효율 향상 솔루션 개발 및 실증’ 과제는 데이터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고집적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냉방솔루션과 신재생에너지 활용기술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해 기획됐다.
클라우드 컴퓨팅, SaaS, 전자상거래, 게임 및 비디오 서비스와 같은 투자를 주도하는 디지털 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필연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글로벌시장에서 데이터센터는 2016년 1,252개에서 2021년 1,851개로 최근 5년간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9년 405억달러에서 2025년 2,085억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고성장 분야다. 최근 OTT서비스시장의 성장이나 코로나19으로 인한 언택트 문화확산으로 데이터 트레픽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대형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2만2,500㎡ 수준의 규모에 최소 10만대 이상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40MW 이상 데이터센터로 정의된다.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는 2020년 말 기준 597개에서 2021년 3분기 말 700개에 달하는 등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2000년 53개에서 2020년 158개로 크게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2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과제 기획 시 집중했던 부분은
집적도가 증가하는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의 차세대 냉각솔루션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및 입지 환경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고효율 에너지관리 기술개발 실증을 포함토록 기획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축과 전산실 모듈화, 전산실 공간구조, 조명, 물관리 등 설비요소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열원의 제약을 두지않아 다양한 열원의 융합활용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운전기술 개발이 진행도록 설계했다.
데이터 활용측면도 기획에 반영했다. 설비 전반 운용데이터의 실시간 수집, 모니터링 및 영향도 분석, 능동형 최적기술 개발이 진행되도록 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센터에서 다종·대량 데이터의 충분한 활용으로 에너지도 절감하고 저비용 관리를 실현하는 것은 향후 시장확대 및 고도화에 있어 필수적인 사항이다.
■ 실증계획과 목표는
이번 목표는 pPUE(냉각공조 부분 전력효율지수)가 1.25 이하를 목표로 설정했다. IT장비의 에너지소비량을 1이라고 하면 냉각 및 난방, 환기와 같은 공조시스템 에너지소비량은 0.25 이하인 시스템이다.
모듈형 시스템개발이 적용되며 특히 배열회수 활용률이나 예측을 위한 데이터수집과 예측오차 등 내용을 포함했기에 현장적용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에너지가격의 급격한 변동과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인 가격상승이 있을 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설립과정에 고효율 최적설계 및 통합관리 적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될 것이다. 실증단계의 진행을 통해 시장에 근접한 기술적인 완성도를 달성하면 급성장하는 시장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해외시장도 두드려볼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데이터센터시장 현황은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사업자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같은 통신기업이나 LG CNS, SK C&C, 삼성SDS 같은 SI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음카카오, 더존비즈온, 네이버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접 구축·운영하거나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엑티스나 골드만삭스 같은 금융회사가 국내 데이터센터 개발투자에 뛰어들고 있고 GS건설과 같은 건설사도 참여하거나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향후 수많은 데이터센터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 향후 관련연구 계획이 있다면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같이 최근에 회자되고 있는 고성장산업은 향후에도 더 크게 성장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사용량의 1.9%를 소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탄소배출량의 0.8%에 해당할 정도로 탄소다배출업종이다. 데이터센터가 대형화되고 복합화되고 있는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과 ESG경영이 중요이슈로 자리매김하면서 막대한 전기에너지를 소비해 탄소를 배출하는 데이터센터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에너지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진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과 적용이 끊임없이 적용돼야 한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대형화와 친환경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IT장비 제조사의 저전력 기술적용으로 IT전력 밀도개선이 진행됨과 더불어 고효율 냉각시스템 개발과 계절에 따른 부분부하 대응을 위한 가변시스템, 제어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안겨줄 수 있는 기술개발과 열에너지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열거래관련 기술개발 진행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한 기술개발도 매우 중요하다. 하절기의 고온다습한 기온을 에너지효율의 관점에서 적절하게 해결하는 냉각기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현열과 잠열을 구분해 접근하는 공학적인 솔루션 개발이 요구된다.
에너지효율은 제1의 에너지원이라고 말할 만큼 미래를 열어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므로 데이터센터 고효율화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효율 R&D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