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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창익 현대건설 설비파트장

“유연한 신재생E 적용기준 필요… 기후변화 효율적 대응해야”
지열 천공 후 폐공‧연료전지 사용성 열악 등 실태 감안해야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재건축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컨소시엄 주관사로 전체 1만2,032세대 중 3,369세대(약 28%) 시공을 담당했다.

 

전국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공동주택인 만큼 에너지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한 기계설비 및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이 적용됐다. 콤팩트유니트, 인버터 부스터펌프, 연료전지, 태양광, 지열시스템 등이 도입됐다.

 

장창익 현대건설 설비파트장을 만나 에너지설비 적용 시 주안점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주택 에너지설비 시공노하우, 제도기준 개선방안 등에 대해 들었다.

 

■ 공동도급사업인 만큼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이번 현장은 1만2,000세대를 4개사가 공동이행 방식으로 시공한다는 특성과 공구가 각사별 3~4개로 나눠져 총 12~16개 작업반이 가동돼야 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에 따라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도록 시공과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도전적이었다. 배관 재질, 부속 등은 동일한 제조사 제품으로 적용했음에도 작업반에 따라, 현장여건에 따라 상이한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를 최소화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


둘째는 공정관리다. 4개 건설사가 공동입찰을 통해 하나의 제조사에서 장비나 자재 등을 납품받다 보니 시공사간 투입일정 조정이 필요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경후 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서로의 주장을 강하게 제기할 경우 시공사간 감정싸움으로 번져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현장에서는 4개사 팀장들의 양보와 배려 덕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잘 극복함으로써 적기에 준공할 수 있었다.


■ 프로젝트 대외적 어려움은
공사에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들이 너무 많아 금융분야부터 기술적인분야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는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국토부, 서울시, 강동구청을 포함한 정부 부처의 관심과 지원은 물론 최소 4만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12,000여세대 입주예정자와 그중 6,000여명의 공동주택 조합원, 상가조합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조율해야 했다.


기계설비 경우에도 타 현장과 유사하지만 업체선정과 관련해 조합과 장기간 협의가 필요했으며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많은 인내와 노력이 투입됐다.


■ 시공품질과 에너지성능 상관관계는
시공품질 미확보로 에너지성능이 구현되기 어렵다는 측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실제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펌프나 급배기팬의 경우 배관이나 덕트경로가 설계도서에 비해 피팅, 곡관 등 추가로 압력손실이 증가할 수 있으나 전체 양정이나 정압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성능 구현을 위한 최적설계를 측면에서는 적절한 여유율 적용이 더 중요한 요소다. 장비나 시스템선정 시 여유율 혹은 안전율을 10% 정도 고려하는데 정압선정 시 10%, 유량선정 시 10%, 장비선정 시 10% 등 해당 항목마다 여유율을 반영하다 보니 실제 운전조건과 차이가 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설계사와 시공사는 물론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FM사 운전데이터는 충분히 축적됐으니 불필요한 여유율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리라 판단되며 이를 위해 설비업계 전반적인 합의와 의견 취합이 필요할 것이다.
 
■ 공동주택 E기준 적절성은
에너지자립률과 신재생에너지 적용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국가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건물용도와 규모에 따라 유연한 비율적용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비율을 만족하기 위해 지열 적용비율이 확대되고 있으나 밀폐형의 경우 천공개소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 개방형 천공으로 변경해도 지하수위 저하로 인해 폐공돼 준공 후 화석연료로 대체되는 사례가 있다.


또한 연료전지의 경우 급탕 보조열원을 사용할 곳이 없어 사용을 아예 하지 않는 경우가 아직도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방향을 결정할 때 현장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실태조사를 통해 유연한 비율을 적용한다면 국가적인 비용낭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지구온난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현장을 마친 소감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4개 시공단이 총력을 기울여 진행했다. 각사 상품개발실, 구매실, 외주실 직원들이 현장출장을 통해 서로 상이한 기준과 절차를 통일하고 합의해왔다.


물론 앞으로 하자와 민원이 없을 수 없지만 1만2,000세대, 부대시설, 5호선과 9호선 상가 등 결과물을 완공하는데 투입된 임직원의 기술적 측면, 관리측면 노하우는 최근 대형화되는 공동주택 현장에 꼭 필요한 경험이며 고품질의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