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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철 (사)한국그린빌딩협의회 회장


세계 녹색건축 시장이 뜨겁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낀 국제사회는 수년 전부터 건축물의 녹색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도모해 왔다. 이 부분에서 이미 세계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녹색건축을 통한 인간의 생산성 향상까지 연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상황은 다소 미흡하다. 이제 막 제도적 틀이 갖춰지고 있고 정책적 차원에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적 인식이나 산업경기 측면에서는 아직 차갑다.


2000년 설립된 (사)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 Korea Green Building Council)는 우리나라 녹색건축에 불을 지피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KGBC는 2008년 세계 녹색건축을 주도하는 WGBC(World Green Building Council)에 가입하고 2012년 국토교통부 산하 사단법인 등록을 마치는 등 꾸준히 성장해 왔다. KGBC를 1년 만에 다시 찾아 2016년 7월 취임한 박진철 KGBC 회장에게 그간의 활동사항을 들었다.



■지난 1년간 국내 활동사항은
KGBC는 지난해 녹색건축 저변확대와 선진기술보급에 집중했다.


주력사업으로 녹색건축인증, 장수명주택인증 등을 수행함으로써 국내 녹색건축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녹색건축인증의 경우 지난해 158건의 인증실적을 달성했다. 사실 KGBC는 녹색건축인증기관 10곳 가운데 가장 늦게 사업에 참여했지만 3년 만에 연평균 120여건의 인증실적을 내고 있다. 이는 인증기관 중 4번째로 많은 수치다. 2000년 창립부터 활발히 활동해 준 임직원과 회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교류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녹색건축보급을 위한 월례포럼을 거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분기별 협의회지와 웹진을 통해 각 요소들의 선진기술에 대한 전문적 내용을 회원들과 공유했다.


이 같은 내용은 민간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있다. ‘친환경건축물 정보시스템 홈페이지(www.koreagbc.org)’에 게재돼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국제교류로 WGBC회의에 다녀왔는데
WGBC회원으로서 회의(Congress)에 대표단을 파견해 국내 녹색건축의 위상을 전파하고 기술교류를 추진했다.


특히 타이 리 시앙(Tai Lee Siang) WGBC 회장은 KGBC의 지위상승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WGBC에서 한국의 지위는 ‘신흥(Emerging Satus)’이었으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고려해 ‘안정(Established Satus)’ 지위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이와 함께 WGBC가 아시아지역 이사국 지위를 한국이 맡아주길 희망한다고 밝혀 현재 검토 중이다.


2016 WGBC Congress는 스웨덴에서 열렸다. 이 자리의 키워드는 ‘Future’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인식확산을 위한 활동에 머물러 있는데 국제사회는 이미 녹색건축의 미래를 얘기하고 있었다.


한국은 그린빌딩 제도적 당위성, 소비자의 경제적 이익, 국가의 사회적 이익을 연구하고 설명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세계는 이를 넘어서 급변하는 각국 사회 환경 속에서 친환경건축물 인증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었다.


주요하게 두 가지 발전 방향이 제시됐다.


첫째는 인터넷·모바일 및 인터페이스에 관한 기술적 측면이었다. 통신·네트워크 환경이 인터넷·모바일로 변함에 따라 그린빌딩도 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개인들의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환경을 고려해 사용자간 인터페이스 발전방향도 제시됐다.


둘째는 ‘확장된 그린빌딩인증’으로의 변화가 제시됐다. ‘웰빙’ 관점에서 그린빌딩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아이디어가 건축물에 폭넓게 반영되거나 사회기반시설과 융합되는 개념이다.


이와 같은 그린빌딩인증제도 변화는 시대적 요구여서 조만간 우리나라 그린빌딩인증 시장에서도 유효할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KGBC는 보다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녹색건축인증제도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각국 그린빌딩협의회의 활동사례가 공유됐다.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 Unite States Green Building Council)는 세계적인 그린빌딩 인증인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USGBC는 하버드대학과 공동으로 LEED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재실자 건강과 생산성에 대한 인증인 WELL, 주차공간 효율성 인증인 Parksmart 등을 LEED로 흡수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LEED는 각 빌딩 사용자는 물론 도시기반시설과 그린빌딩의 융합을 인증단위에 포함하는 제도로 발전될 전망이다.


또한 프랑스그린빌딩협의회(FGBC)는 그린빌딩인증을 간소화하고 네트워크화해서 셀프인증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네덜란드그린빌딩협의회(DGBC)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그린빌딩인증현황을 연동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지도에서 실제 그린빌딩 운영성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USGBC 컨퍼런스 내용을 공유한다면
USGBC는 세계적 규모의 ‘그린빌드 국제 컨퍼런스·엑스포(Greenbuild International Conference and Expo)’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KGBC는 지난해 LA에서 개최된 ‘Greenbuild 2016’에 대표단을 파견해 참관했다. 전시회는 531개 업체가 참여했고 1만8,000명 이상이 참관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전시회 현장에서 운영·홍보하던 ‘넷제로존(Net Zero Zone)’이었다. 전시회에서 수집된 신재생에너지로 4,500ft²(약 418m²) 구역을 운영하고 있었다.


수많은 세미나도 열렸다. 열·기류 변동에 다른 쾌적성 향상방안, 그린빌딩에서의 IoT 등 흥미로운 기술공유 및 학술연구가 많았다.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그린빌딩이 근로자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분석이었다. 최준호 남가주대학(USC) 교수는 일사, 맑은 공기, 녹지 등 근로자 작업환경이 직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산성을 높여 회사의 수익을 높이는 사례를 발표했다.


사례연구에서는 건축자재, 재료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돼 생태환경의 안전성과 거주자의 건강이 개선됐음을 설명했다. 녹색건축이 인적자본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 학계에서 발전된 내용은
국내 학계는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녹색건축의 기술개발 및 실현을 위한 세미나와 학술강연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치는 실정이다.


녹색건축 보급확대 목소리가 높지만 이것이 단순한 구호나 선언으로 이뤄지면 곤란하다. 보다 충분한 기술축적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능력을 갖춘 고급인력의 양성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학계에서는 이를 위해 관련단체와 함께 녹색건축 인력양성프로그램 개발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녹색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난해는 사실상 기대 이하였다. 녹색건축물의 증가세가 크지 못했는데 국제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었고 특히 건설경기가 만성적 정체상황인 탓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의식이 저조하고 녹색건축에 대한 인식자체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인센티브나 세제혜택이 건축주나 소비자들에게 크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정부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 BAU대비 37%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그린홈건설, 그린리모델링 등 녹색건축물의 수요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려면 인센티브 제도가 시급히 정비돼야 한다. 녹색건축물의 보급을 위해서는 소비자와 건축주가 녹색건축물로 지으면 이익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물론 녹색건축 자체만으로도 운용비용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 국민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인책이 필요하다.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이익을 경험하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녹색건축의 효용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인센티브 제도의 장점은 요소기술의 경제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녹색건축물은 일반건물에 비해 초기투자비가 높다. 이는 기술개발 및 보급이 단순경제성 측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책적지원에 따라 보급이 확대되면 각종 요소기술 경제성이 크게 향상돼 시장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예측된다.


또한 녹색건축물 인지도 자체가 절대적으로 낮은 만큼 인센티브제도와 함께 교육과 홍보를 병행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반인들도 기후변화억제를 위한 녹색건축물의 보급확대 필요성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녹색건축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건설경기 침체는 미국도 마찬가지였지만 녹색건축은 급성장해왔다. 지속된 건설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축은 물론 기존건물 개축공사 모두에서 이런 현상이 보인다. 특히 비주거용에 비해 주거용 건물부분이 매년 20~30% 더 높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건축주들이 녹색건축을 하는 이유는 효용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첫째, 에너지 가격상승에 따라 장기적인 에너지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둘째는 향상된 건물의 질이라고 한다. 건물의 질 향상은 실내의 쾌적도를 증가시켜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이는 다시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자사건물을 사회적책임 측면에서 녹색화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기업의 환경보호 활동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녹색건축건물의 생산성향상을 홍보해야 한다. 가격상승에 부담이 되지만 좋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재실자들의 쾌적도 향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익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음을 최대한 알려야 한다.


또한 효율향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시급하다. 기존 건축물과 녹색건물의 에너지사용의 차이에 대한 정량적 평가 및 검증을 가능케 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운영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


■KGBC 목표와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감축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파리협약 이후 국제사회는 2020년 제로에너지건물을 의무화하고 있다. 나아가 2023년부터는 매 5년 단위로 온실가스 감축의 이행점검(Global stocktaking)에 합의했다.


한국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BAU대비 37%온실가스를 감축한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은 에너지절감이다. 건축물은 우리나라 총 에너지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녹색건축은 건축물의 에너지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함으로써 온실가스배출을 최소화하는 건축물이다. 이에 따라 2025년에 민간에서도 제로에너지건물이 의무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KGBC는 이런 국가정책방향과 비전을 같이 하고 있다. 중기적으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2025년에는 주택의 제로에너지화를, 장기적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2030년에는 국내 모든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식과 안목을 사회 전체에 전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녹색건축물, 결로성능, 장수명주택 등의 인증업무 외에도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으로의 사업확대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녹색건축 개발사업의 연구·자문·정책건의·지원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그린빌딩 관련 강연·세미나·실무교육·공모전·지식보급 및 산·학 정보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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