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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공조 ISO표준 제정 전문가] 채영태 가천대 건축공학과 교수

“바닥공조, E절감·환기효율 효과 입증… ISO표준에 국내 기업 성과 반영할 것”

ISO 표준제정에 표준단위별 수행그룹, 즉 워킹그룹의 참여자들은 크게 각국의 해당 산업 및 연구 전문가(Expert), 프로젝트 리더(Project leader), 의장(Convenors)으로 구성돼 있다.

 

의장은 해당 워킹그룹에서 작성되는 표준안의 전체적인 수행과정과 의결사항을 정리하는 전체 관리를 수행한다. 또한 각국의 전문가는 해당 국가의 산업환경을 감안해 표준화에 적용되는 항목들에 대한 기술적 및 산업적 검토를 수행한다. 바박공조 ISO표준 제정을 위한 Project Leader로 활동하고 있는 채영태 가천대 건축공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바닥공조시장 동향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Project Leader 역할은

표준안에 적용되는 내용들이 각국 산업환경과 수입 및 수출, 기술수준 등을 감안해 첨예하게 논쟁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특정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시스템의 특성을 표준안에 적용하려는 의도와 노력이 있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의 산업환경이나 기술여건이 부족해서 이를 수용하는 경우 기술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막으려는 주장과 의도가 발생한다.

 

프로젝트 리더는 표준안 초안을 작성하고 참여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표준안을 가다듬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산업여건을 가급적 포괄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율과 상호협의를 통해 가장 보편적인 수준의 표준안을 작성하고 표준공표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전문가들과 상호협의를 지속하게 된다.

 

■ 국내 바닥공조시장 동향을 평가한다면

데이터센터, 중앙관리실 등 전력선과 통신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바닥에 설치하는 경우 보행 장애 및 선로 단락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2중 바닥 구조로 설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2중 바닥 내 공간을 실내환경제어를 위한 공기 통로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1950년도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반 업무용 건물에 사용되는 바닥공조는 1970년대 독일에서 시작됐으며 현재 북미, 유럽, 일본 등에서 공조시스템으로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바닥공조시장의 경우 북미를 중심으로 주요 산업이 형성돼 있으며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에서도 일반 건물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바닥공조방식의 대표적인 장점은 유연성과 환기효율 향상이다. 사용공간 전체의 온도 및 습도제어가 아닌 거주자의 거주특성과 개인의 환경조성에 따라 유연하게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에너지절약적인 공조시스템이며 환기효율이 향상돼 쾌적한 실내공간을 유지하는데 효과성이 입증돼 신축건물뿐만 아니라 공조시스템 개보수 시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업무용 건물의 재실인원 거주시간이 각기 다른 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감염병 위험성 감소와 건강한 실내환경 조성에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세계 공조시장에서의 바닥공조시장 규모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2023년 3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바닥공조시스템 시장은 2032년까지 4억7,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5.0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업무용 건축물에 대한 바닥공조시스템 사용이 활발한 세계시장에 비해 우리나라의 바닥공조시스템시장은 전체 공기조화시스템시장과 비교하면 시장조사도 이뤄지지 않는 대단히 작은 수준이다. 최근 바닥공조시스템을 채용한 네이버 제2사옥, 한국전력 신사옥, 데이터센터, 공연장 등의 사례를 보면 주요 랜드마크 건물이나 특수용도 건물에 주로 사용되고 있어 아직 시장에서 업무용 건물에 대한 기존시스템의 대안으로 각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바닥공조시스템의 경우 1990년대 초 국내에 소개돼 기존의 전역공조(천장급기-천장배기)시스템에 비해 아직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 유지관리에 대한 사례와 경험이 충분하지 않으며 시스템이 설치되는 대상인 건축물의 산업특성이 건물의 라이프 사이클(30년)을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공되는 특성상 아직 낯선 시스템임에는 분명하다. 통신선로와 전력부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업무용 건물의 특성을 감안하면 바닥공조시스템은 기존 전역공조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장점이 있다.

 

 

 

■ 국내 바닥공조시장 트렌드를 평가한다면

1990년대 초 도입 시 바닥공조시스템은 해외제품의 단순설치를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져왔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된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국내의 부하환경, 우리나라 사람들의 쾌적감 특성, 우리나라 환경에서의 시스템설계와 설치, 그리고 운영 등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았다. 최근 다양한 회사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제품군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시장규모가 적다보니 추가적인 기술개발과 국내 여건에 부합하는 시스템개선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글로벌시장 동향과 동일하게 국내에서도 최근 건물에 활발히 채용되고 있는 IT기술을 이용한 시스템운전 고도화 및 최적화가 주요 트렌드다. 공간의 전체 온도제어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전역공조시스템과 달리 급기구가 개별 사용자와 가깝게 있는 바닥공조시스템은 IoT, 인공지능(AI)모델과 결합해 사용자 개개인의 공간 내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 기반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쾌적성과 안전성은 향상하면서 동시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잠재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 국내에서 바닥공조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실내공간 환경관리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거주공간의 환경안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바닥공조시스템뿐만 아니라 기존의 전역공조시스템의 설계-설치-운영에 대한 제도정비가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판단한다. 예를 들면 온도, 습도, 미세먼지 등 물리적 지표에 기반한 설정조건 중심의 설계기준을 환기효율, 쾌적성, 공기수명, 감염위험도와 같은 맥락정보(Context) 중심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바닥공조시스템 설계와 설치에 있어 설계 및 기술표준, 표준시방 등 시스템 설치의 적합성을 파악하고 품질을 확보하는 제도를 만들어 소비자인 사용자와 건축주의 기술 수용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바닥공조시스템의 장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운영관리가 필수적이다. 비전문 운영관리자를 위한 체계적인 운전 및 관리 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대량의 건축물을 신속히 제공하는 공급중심의 패러다임은 저물고 건축물의 효율적인 사용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또한 에너지비용 급등으로 인해 건축물의 생애주기비용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운영 및 관리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 바닥공조방식을 포함한 전체 건물기계설비분야 정책 및 제도상에 에너지절감과 실내 환경 안정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ISO표준은 국내에서 내재화 중인 기술을 보호함과 동시에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기존의 성숙도가 높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바닥공조시스템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기초는 기술표준, 정책, 그리고 엔지니어링이다. 소비자의 신뢰성 향상과 설계업계 적용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표준화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성능검증 및 성능개선을 위한 다양한 국내의 노력들이 빠짐없이 글로벌 표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