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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FKO를 찾은 글로벌人] Gary Economides 벨리모 아시아태평양 사장

“韓, 가격보다 혁신 우선해야”

이번 HARFKO 2017은 세계적 기업들의 관심을 모은 행사였다. 한국 HVAC 시장은 잠재력이 크고 기술적 발전이 빨라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있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단점도 동시에 지적된다.


자동제어용 댐퍼모터와 밸브를 생산하는 세계적 그룹 벨리모(Belimo)에서도 게리 이코노미더스(Gary Economides)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방한해 시장상황을 살폈다. 그를 만나 세계시장 트렌드와 벨리모의 성장 전략을 묻고 그의 시각으로 본 한국시장 전망을 들었다.


■아시아퍼시픽 지부 역할과 지위는
벨리모에서 중국, 호주, 인도, 일본, 동남아, 동북아 모든 국가에서 제품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지난해 전년대비 12.1% 성장한 6,450만달러(약 718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5억3,370만CHF(스위스 프랑, 약 6,037억원)에 달하는 벨리모그룹 매출의 약 12%다.


시장점유율은 나라, 제품라인에 따라 달라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리딩기업이라고 자부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에서 충분한 제품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의 커스터마이징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도 같은 센터를 설립해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을 높일 예정이고 필리핀에도 새로운 지사를 열 계획이다.


■R&D 투자규모가 큰데
지난해 매출액의 약 7%를 R&D에 투자했다. 연구개발의 투자결과는 부스에 전시한 ‘에너지밸브3.0’과 ‘PR버터플라이 밸브 액추에이터’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 성능개선의 사례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버터플라이 밸브용 PR 액추에이터는 설치 및 진단에 근거리통신(NFC) 기술을 사용하는 업계 최초인 혁신 제품이다. 또한 에너지밸브는 과유량 및 과설계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이다.


■신제품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했는데
에너지밸브3.0은 IoT를 기반으로 하는 압력독립형 전자식밸브로 초음파 유량계와 온도센서를 내장했다. 온도센서는 공급 및 환수 배관에 삽입하는 형태로써 코일의 에너지 사용을 측정할 수 있고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첨단 밸브다.
에너지밸브에 내장된 로직은 코일성능을 모니터링하고 델타T를 유지함으로써 코일의 열전달을 최적화한다. 표준 아날로그 신호 및 피드백 배선에 추가해 BEMS를 적용할 수 있도록 BACnet 또는 Modbus 통신도 가능하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널리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HVAC용 컨트롤 밸브에 이를 적용한 것은 업계 최초 사례다. 또한 코일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시스템 데이터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미터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고도 에너지 사용을 측정할 수 있다.


이 데이터는 커미셔닝 중 시스템 성능을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노후화에 따른 시스템 성능의 분석을 위한 기준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시장변화 속에서 어떻게 성장했나
실제로 댐퍼 모터의 경우 많은 변화가 있었다. 회사 설립 1년만인 1976년에 직결형 액추에이터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벨리모가 시장에 혁신기업으로 각인됐던 계기였다.


당시 사용된 모터는 비동기식이었지만 최초로 DC모터를 사용했다. 이로써 모터의 신뢰성을 높였고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최근에도 어떤 전환점이 포착된다. 유럽 소방기준 및 미국 UL인증이 강화되고 있다. 벨리모가 국가별 법규를 충족시키고 향상된 표준에 부합하기 위해 소방용 댐퍼모터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도 그것이다. 향후 비슷한 기준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컨트롤 밸브의 경우에는 업계 처음으로 CCV(Characterized Control Ball Valve)를 개발했고 뒤이어 기계식·전자식 압력 독립형 복합밸브를 개발했다. 최근에 출시한 에너지밸브는 한걸음 더 나아간 업계최초의 혁신제품이다.


벨리모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최초의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전통적 방식의 글로버 밸브를 적용하는 동안 우리는 제로(0)누설을 추구하는 타이트한 차단, 낮은 토크, 뛰어난 성능을 가진 볼 밸브 장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현재 북미 및 유럽에서 최고의 컨트롤 밸브 공급업체 지위를 누리고 있다.


■현재 글로벌 트렌드는
댐퍼 모터 및 제어 밸브에 대한 수요는 신규 건축 및 개보수 시장의 성장과 함께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향후 5년간 약 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니즈의 트렌드는 에너지효율성, IoT, 신흥국의 도시화, 건물안전에 대한 욕구다. 새로운 제품 및 기능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려면 이런 부분에 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녹색건축(Green Building) 인증기관은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는 표준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기준을 설정할 것이다. 이 중에 당장 해결 가능한 분야 중 하나는 HVAC 설계자가 동적 평형(Dynamic Balancing) 밸브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국 시장을 평가한다면
아직까지는 세계적 제품들과 기술적 격차가 분명히 있어 보인다. 많은 한국의 중소업체에서 개발 및 생산이 진행되는데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지 않아 원가경쟁력도 떨어진다. 또한 시장에서 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품 개발 및 품질향상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 보인다. 댐퍼모터 및 제어밸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장환경이 우선 개선돼야 한다.


또한 외국처럼 세계적인 시장을 이끌 한국 장비업체의 동반성장이 필요하며 자동제어 시스템과 관련한 한국 업체들이 규모면에서 충분히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이를 기반으로 함께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국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검토 및 적용이 빠른 장점이 있다. 복합밸브 시장을 분석해보면 불과 3~4년 만에 대부분의 자동제어밸브를 복합밸브로 대체했다. 이는 한국 시장이 그만큼 역동적이므로 혁신적이고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된다면 새로운 시장을 보다 빨리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가격보다 혁신’이라는 가치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한국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