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냉난방공조 전시회 중 하나인 MCE 2016(Mostra Convegno Expocomfort)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fieramilano에서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렸다. 이번 전시회를 정리한다면 지구온난화 저지를 위해 보다 에너지효율이 높고 GWP가 낮은 신냉매 적용을 늘린 제품이 늘었다는 점이다. 결국 유럽에서 추구하고 있는 NZEB(Nearly Zero Energy Building)를 달성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제품 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MCE는 독일에서 홀수년에 열리는 ISH와 함께 세계 냉난방공조시장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회로 ISH가 신제품과 차세대 제품 위주의 미래지향적인 제품들이 출시된다면 MCE는 현재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 위주로 출품돼 현재 트렌드를 읽기에 안성맞춤인 전시회다.
이번 MCE 2106에는 56개국 1,750여개 업체가 참여해 냉난방공조시장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었지만 이탈리아 경제 침체로 인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전시장 내 비즈니스센터를 개설하고 통로를 극단적으로 키우고 전시장 뒤편을 막아놓은 곳이 있는 등 2014년 전시회대비 난방분야는 확실히 축소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세계 최대 보일러기업 중 하나인 바일란트와 에너지기기기업인 보쉬그룹, 국내 최대 보일러기업인 경동나비엔 등이 출품하지 않은 것이 난방관 축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기업인 IMMER GAS 비롯해 VIESSMANN, Unical, DeDietrich, ferroli, Beretta, 대성쎌틱, COSMO GAS, atlantic 등이 난방관을 장식했으며 냉방관에서는 한국(LG전자, 삼성전자), 중국(Haier, Midea, Highly, Hisense), 일본(미쓰비시중공업, 미쓰비시전기, HITACHI, TOSHIBA, DAIKIN, Rinnai)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모두 출품하며 유럽계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번 MCE 출품 국가들 중 중국은 단연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했다. 총 20여개의 전시관 중 거의 모든 관에 중국관을 만들어 출품했다. 그동안에는 밸브류 등 부품이 주류였으며 완제품이 나오더라도 디자인, 성능면에서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MCE에서는 기존의 부품류를 포함해 디자인, 성능까지 갖춘 완제품들도 다수 출품돼 참관객의 발길을 잡고 있었다.
효율경쟁 본격화·신냉매 적용 늘어
지금 유럽의 냉난방공조시장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 강화된 에너지효율규격에 맞춘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기존 콘덴싱보일러로는 ‘A’등급 이상을 받을 수 없으나 히트펌프 자체로는 ‘A+’ 이상을, 보일러+히트펌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시스템과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온수사용 등급은 ‘A++’ 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정용 보일러사는 물론 공조기업들도 보일러 단독 제품은 물론 하이브리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럽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가장 적극적이다. 난방분야는 효율을 강조하면서 콘덴싱보일러를 의무화시켰으며 보일러를 넘어서는 보다 효율이 높은 제품이 설치될 수 있도록 히트펌프와 보일러를 결합하는 등 하이브리드 제품 개발 및 출시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일본계 글로벌 냉난방공조기업인 다이킨, 미쓰비시를 비롯해 중국계 기업인 Midea, Haier 등은 이미 하이브리드시스템을 부스 중요구역에 배치했다. 가스기기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린나이도 캐비닛형 캐스케이드시스템과 ‘Mirai’라는 새로운 컨셉의 가정용 보일러와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출품했다.
유럽 냉난방공조시장 변화의 핵심은 ‘히트펌프’였다.히트펌프는 냉매를 이용해 냉난방을 구현하는 제품이다보니 지구온난화 물질인 냉매도 보다 낮은 지구온난화지수(GWP)를 달성할 수 있는 신냉매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기존 R410A를 적용한 히트펌프와 신냉매인 R32, 1234yf, 1234ze 1234zd 등 다양한 신냉매 적용 제품들이 공존하고 있었으나 결국 GWP가 낮은 HFO 계열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간간히 CO₂를 냉매로 사용하는 제품들도 출시됐다.
MCE를 참관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EU의 강화된 F-Gas Regulation에 따라 대부분 제조사에서 Low GWP 냉매인 1234yf, 1233zd, 1234ze 등의 HFO계열 냉매를 적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추세이며 이번 전시회에서도 다수의 제조사에서 전시한 해당 냉매가 적용된 스크류 및 무급유 냉동기 등의 신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라며 “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고는 독일 Wieland사 등 열교환기 Tube제조사 또한 Low Gwp 냉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및 시장 흐름을 인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버터 일체형의 스크롤, 스크류 압축기를 적용한 냉동기 제품이 전시돼 제품의 고효율화 경향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공냉식 제품의 경우 EC 팬모터 적용 및 인버터 제어가 대다수 제품에 적용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냉동기의 열교환기는 주로 판형제품이 적용됐으며 공냉식 응축기측은 알루미늄 재질의 마이크로채널 튜브형 PF TYPE 열교환기가 많은 냉동기 제품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었다”라며 “다만 마이크로채널 튜브는 열교환기 내부구조상 히트펌프 제품에는 미적용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삼성·LG, 유럽 공조시장 점령한다
국내 냉난방공조분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번 MCE에 거대한 부스로 참가했다.
LG전자는 △멀티브이 4(Multi V 4) △멀티브이 에스 (Multi V S) △써마 브이(Therma V) △하이드로 키트(Hydro Kit) 등 에너지관련 규제가 엄격한 유럽향 고효율·친환경 제품을 대거 출품했다.
LG전자의 대표 시스템에어컨인 ‘멀티브이 4’는 열교환기, 외관패널 등 주요 부품에 특수 코팅을 적용해 알루미늄의 부식, 물방울 맺힘 등으로 인한 실외기 부식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컴팩트한 사이즈에 효율은 높이고 소음은 줄여 중소형 사무실, 상업공간, 주거공간 등에 적합하다.
‘써마 브이’는 공기에서 에너지를 얻는 고효율 히트펌프다. 혁신성과 에너지효율에서 호평을 받아 전시회 주최 측이 선정하는 ‘최고 혁신상(Class A)’을 수상했다.
삼성전자가 출품한 △360 카세트 △DVM S △DVM 칠러 △8극 모터 등 총 4개 제품이 ‘고효율 혁신제품(Percorso Efficienza & Innovazione 2016)’에 선정돼 혁신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는 공조 제품의 혁신뿐 아니라 IoT 기술을 활용한 확장성까지 고려한 △주거공간 △리테일 △호텔 △오피스건물 △스마트홈 등 각 산업별 고객의 니즈에 맞는 차별화된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버티컬 솔루션’은 건물내 시스템에어컨은 물론 각종 기계설비·조명·전력 등의 통합제어가 가능하며 중소형에서 대형빌딩까지 각 용도별 통합 관리에 최적화돼 약 30%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