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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현중 건설硏 건축에너지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양한 소재 기반 단열재 개발…시장다변화 필요”
장기 단열성능기준 수립‧검증제품 선별 필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에너지연구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2050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과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정책적 기반 마련 및 이행을 위한 통합 플랫폼 구축 및 운영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축물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신축 건물의 제로에너지기술, 기축건물 대상 그린리모델링(GR)기술, ICT 기반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운영·관리기술, 건축물에너지 생애주기관리기술 연구 등을 통해 건물에너지소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에너지연구소가 2001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건축용 단열재의 장기 경시변화 연구는 세계 유일의 20년 이상 경과된 경시변화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으로부터 공동연구 제의를 받고 있다. 또한 ISO TC 61 활동을 통한 국제교류와 최근 개정된 KS M ISO 4898 ‘경질 발포 플라스틱 건축물 단열재 규격’ 단열재 경시변화 경시변화의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연구를 주도한 최현중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을 만나 단열재분야 주요 이슈 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제품성능 저하 원인과 해결방안은   
정부는 2050탄소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신축건물은 제로에너지화, 기축건물에 대해서는 ZEB 수준의 GR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신축건축물에 대한 ZEB 의무화 로드맵을 설정해 공공과 민간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범위 확대와 등급 상향을 목표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2020년),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년)등을 통해 기축 건물에 대한 GR사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맞춰 단열재산업은 관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 제품의 장점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형 해외 제품의 국내 유입으로 인해 시장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품의 현장 적용에 따른 품질 및 성능저하가 문제되고 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제품의 국내기준 수립이 시급하며 명확한 성능기준을 제시해 검증된 제품을 선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개정된 단열재 통합기준인 KS M ISO 4898(경질 발포 플라스틱 건축물 단열재 규격)에서 언급하고 있는 단열재 경시변화에 대한 관련제도 반영이 필요하다. 국내 건축물의 40%에 이르는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건축물에 적용된 일부 발포플라스틱 단열재는 기존 연구를 통해 1년 내 30% 내외의 성능저하가 발생되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를 건물 에너지성능 분석 시뮬레이션에 적용할 경우 다양한 지표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해외사례를 참고할 때 시장에 필요한 것은    
지난해 독일에서 개최된 BAU 2023에서는 목섬유 단열재를 비롯해 재활용 종이, 폴리카보이트 등 기존의 유‧무기 단열재와 차별화된 다양한 단열재들을 선보인바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른 시장의 수요발생이 중요한 이유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 위주인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단열재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불가능하며 일부 소규모 주택시장에서 건축주가 단열재를 선택, 적용할 수 있으나 다양한 종류의 단열재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국내에서도 과거 폐지 및 다양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단열재 개발이 시도됐으나 시장에 보급되지 못하고 사장된 제품도 다수다. 향후 친환경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의 단열재 개발과 함께 이러한 제품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국내 단열재시장의 이슈 중 하나인 단열성능과 난연성능의 공존 여부에 대해서도 우선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우선이나 건물의 용도, 부위별 조건 등을 고려해 단열재 선택과 조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단열재 경시변화에 대한 해법은  
경시변화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가속화법이다. 20년이 넘는 원판 단열재의 경시변화를 추적해온 결과 현재까지 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변화가 언제 멈출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1980년대부터 미국과 유럽에서는 단열재 가속촉진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그 결과를 슬라이스 가속법과 열가속법으로 정리했다. 각각의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토대로 국제표준인 ISO에서는 슬라이스 가속법을 채택했다. 유럽기준인 EN에서는 단열재 종류 및 독립기포율에 따라 슬라이스 가속법과 열가속법 등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도 단열재 장기경시변화 연구를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변화 추세를 관찰하고 있다. 

당시 국내에서 생산되는 6종 단열재(EPS, XPS, PU, 글라스울, 폴리에스터, 미네랄울)에 대해 호수별로 구분해 총 24개의 시료를 대상으로 제품 생산일, 초기 밀도, 초기 열전도도 등을 데이터화해 연구를 시작했다. 또한 2020년에는 산업부의 지원으로 국가기술표준원과 3개 시험기관(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화학시험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구성해 ‘발포 플라스틱 단열재의 장기 열전도도에 대한 표준화 기반 조성’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를 통해 2001년부터 추적해온 경시변화 데이터와 비교해 현재수준을 가늠했으며 당시 생산되지 않았던 2종 단열재(PF, PIR)를 포함해 ISO와 EN 방법을 적용,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국내에서는 국제표준인 ISO 11561을 부합화한 KS M ISO 11561(단열재의 경시변화 - 독립기포 플라스틱 열저항의 장기변화 결정)방법을 채택해 운용하고 있다.

다양한 경시변화 연구들을 통해 일부 유기단열재에서 경시변화로 인해 단열성능 저하가 확인됐으며 이를 건물에너지 분석에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기축건물의 경우 준공 당시 법적기준을 적용해 현재의 건물에너지를 분석하고 있으나 경시변화를 반영할 경우 여러 가지 결과 지표에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장기열전도도 변화는 건축 이후 30년, 50년 이상 사용하는 건물 입장에서 건물부하 산정과 설비용량 선정 시 반드시 반영해야 할 사항이다. 특히 ZEB의 경우 초기값만 반영해 설비설계 시 부하 자체가 변화돼 실제 ZEB 에너지성능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ZEB‧GR 시행 시 단열재의 역할은
건물 에너지절감과 관련해 단열재는 매우 주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타 요소기술에 비해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공단계에서의 품질확보방안과 각 부위별 디테일한 설계는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최근 국토부 과제에서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부위별 상세 단열설계안이 도출된 일은 매우 고무적이며 향후 이러한 노력들이 더해져 건물에너지분야의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단열재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축시장에 ESG가 강조되고 있는데 향후 시장방향은 
글로벌 이슈인 친환경 이슈는 기후위기와 맞물려 향후 전 산업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단열재산업 또한 직면한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에서는 제품 전과정 평가를 통한 7가지의 영향범주(자원발자국, 탄소발자국, 오존층영향, 산성비, 부영양화, 광학스모그, 물발자국) 결과를 제공하는 환경성적표지(EPD)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건축자재들이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특히 단열재산업의 경우 유‧무기 단열재의 다양한 자재가포함돼 있으며 인증제품의 수는 최근 증가세다. 단열재산업은 발포가스의 친환경성 이슈와 소재 유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최근 언급되고 있는 ESG 경영공시 의무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산출 등 관련한 지표들에 대한 통계시스템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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