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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보경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열교 고려않는 ZEB ‘허점’… 구조·단열평가방법 개선해야”
열교차단재 적용 성능평가·세부설계기준 개발 필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국내 유일 건설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며 스마트시티, 미세먼지 저감, 제로에너지건축물(ZEB) 등 국민 삶의 질 문제와 국가 차원 이슈해결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물 외피에서 구조적 열교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외단열 공법에 대한 연구부터 외단열 자재 중 단열재 개발, 외단열 실증연구 등을 통해 개발한 각종 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시범 공동주택을 시공하기도 했다. 


구보경 건설연 수석연구원은 외단열시스템 공법과 성능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내단열대비 외단열 적용 시 열교 유무에 따른 성능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열교부위 성능평가방법을 적용해 건물에너지 성능해석을 수행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구보경 수석연구원을 만나 열교차단의 중요성, 정책적 지원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추진 중인 열교관련 프로젝트는
열교를 방지할 수 있는 요소기술은 건설연과 산업계에서 이미 개발이 많이 돼 있다. 문제는 이를 적용하기 위한 설계디테일 개발과 현장 적용이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성능검증이 필요하며 이 기술이 적용됐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보장돼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건설분야 성능기반 표준실험절차 개발과제’에서는 다양한 건설분야 개별기술의 표준실험절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 주택성능 표준실험절차개발과제에서 주택의 열환경과 공기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의 성능평가를 위한 표준실험절차를 개발하고 있다. 건설연은 콘크리트 구조체를 대상으로 선형 및 점형 열교차단재가 적용된 경우 물리적 시험을 통한 성능평가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제도 개선안도 제안코자 한다. 

 

주요 열교 발생 포인트는 
현재 일반적으로 많이 지어지고 있는 공동주택은 내단열이 적용되면서 주요 구조부재가 만나는 부위인 발코니 벽체 접합부나 세대간벽 접합부 등에는 결로방지를 위한 단열재가 설치되고 있다.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서는 결로방지를 위한 성능기준을 만족해야 하므로 거의 필수적으로 구조체 접합부에 결로방지 단열재가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열교부위의 표면온도를 높여 구조체 표면에서 발생하는 결로를 방지하기 위한 단열재다. 이에 따라 열교부위에서 손실되는 열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는 못한다. 


‘정적 열부하 계산법에 의한 열교제거형 외단열 공동주택의 동단위 연간 난방부하 절감효과 분석 연구’에 따라 열교 유무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내단열과 외단열 공동주택의 에너지성능평가를 수행했다. 열교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내단열 공동주택에서 약 8.5%의 추가적인 전도열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벽체 단열재가 두꺼워지면 상대적으로 열적으로 취약한 부위로 열류가 집중된다. 내·외단열 구조체의 열관류율 수준별 열교에 따른 단열성능 저하 정도 분석에 따르면 단열재 두께가 증가할수록 열교부위 전열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벽체 단열재 105mm 기준 약 50%에서 벽체 단열재 255mm 기준 약 64%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는 단열재가 두꺼워질수록 열교피해가 더 큼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단열기준과 같이 단열재 두께가 두꺼운 벽체에서는 외피의 열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열교부위를 더욱 철저하게 제거할 필요가 있다. 

 

열교에 따른 손실정도는 
ZEB 실현을 위해 신축건물은 단열두께가 계속 증가했으며 보다 기밀해졌다. 만약 이러한 건물에서 열교로 인한 열적 누수가 생긴 경우 열손실로 인해 난방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적절한 환기가 이뤄지지 않아 실내습도가 높아져 결로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로 발생은 곰팡이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교부위 유무로 인한 난방부하 차이가 약 8.5%인 것을 고려했을 때 난방에너지비용을 8~10%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난방 열손실로 인한 경제적 손실보다 열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로로 인해 실내공기질 저하, 실내마감 보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점형·선형열교 특성 및 해법은 
점형열교는 보통 단열재를 관통하는 연결철물 등 열전도율이 단열재보다 높은 기타재료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외단열 석재마감 건물에서 마감재를 고정하기 위한 파이프 트러스 등 설치 시 흔하게 발생한다. 


점형열교 해결방안은 석재 마감 시 단열재가 관통되지 않도록 견고하게 고정시키는 연결 설계방식 적용이나 스테인리스스틸 등과 같은 열전도율이 낮은 연결철물을 사용하면 된다. 


선형열교는 벽과 슬래브 등 구조체 접합부에서 단열재가 연속 설치되지 않은 경우 열의 흐름이 끊기면서 발생한다. 선형열교에 대한 해결책은 단열재가 연속될 수 있도록 이어서 설치하거나 단열재가 끊어지는 곳에 열교차단재를 삽입하는 방식이 있다. 열교차단재의 경우 기존에는 해외 제품에 의존하는 비율이 컸으나 최근 국내에 상용화돼 있는 열교차단재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열교차단재는 건물에 적용하기에 가성비가 좋은 재료는 아니다. 일반 철제를 스테인리스스틸로 대체하기에 재료비가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열교차단재 적용 시 체감할 수 있는 이득이 적을 수 있다. 


또한 열교부위에 대한 제도적 기준 미비로 인해 구조체와 단열재에 의한 벽면 열관류율은 현재 수준으로도 ZEB 구현을 위한 법적기준을 충족하는데 문제가 없기에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열교부위를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열교차단기술은 현재 충분한 보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실제 열교부위를 포함해 판단하면 이로 인한 성능저하가 적지 않을 것이다. 


건물의 에너지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열교차단재가 에너지성능 향상에 필수적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야 하며 이후 열교차단재 적용제도를 반영한 ZEB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열교의 기술적 극복방안은 
건물 구조체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때 설계디테일이 굉장히 중요하며 이를 시공할 때 시공품질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선형 열교차단재인 발코니 열교차단재는 캔틸레버보(한쪽 끝은 고정되며 반대쪽 끝은 자유로운 들보)의 연결부위에 들어가게 되므로 구조적인 성능도 검증돼야 하는데 열교차단재의 구조적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이 미비하다.

 

이에 따라 기술의 원활한 적용을 위해서는 성능평가방법론 구축, 설계디테일 확보, 시공품질 확보 등을 위한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