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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공훈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GWP 10↓ 친환경 냉매 개발…VRF 적용 성능확보 목표”
GWP 10↓ R410A 대체냉매 없어 선점파급효과 커

글로벌 냉매규제에 따른 대체냉매시장은 선책이 아닌 필수시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냉매규제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차세대 대체 냉매 및 고효율 냉난방기기 핵심기술·통합 운영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이번 R&D는 차세대 친환경 대체냉매를 개발 및 원천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체냉매 적용 VRF 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R&D를 총괄하는 이공훈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만나봤다.

■ 이번 R&D의 중요성은
이번 R&D는 대부분의 VRF 히트펌프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R410A 냉매를 대체할 수 있는 GWP 10 이하의 친환경 냉매를 개발하고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성 평가하는 것이다. R410A 냉매는 GWP가 2,088로 대기방출 시 이산화탄소대비 2,000배 이상의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물질이지만 GWP 10 이하의 대체할 수 있는 냉매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기술을 선점한다면 기술적 이득 외에도 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 개발될 대체 냉매는 어떤 냉매인가
유럽, 미국에서 각각 2025년, 2026년에 규제를 시작할 기준인 GWP 750 이하의 냉매로는 R32(GWP 675), R466A(GWP 733) 등이 있으나 최종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GWP가 더 낮은 10 이하의 냉매후보는 아직 개발된 바 없다.

자동차용 에어컨에 적용되고 있는 R1234yf, 터보냉동기 등에 적용되거나 적용 예정인 R1234ze(E), R1366mzz(Z), R1233zd(E), R1224yd(Z) 등은 GWP가 10 이하이며 거의 1에 가까운 냉매들로 이미 시판되고 있다. 이에 따라 R410A를 대체할 수 있는 GWP가 낮은 냉매가 개발된다면 관련시장이 변화될 것이다.

■ 글로벌 냉매개발 동향은
글로벌 냉매 개발회사로는 하니웰, 케무어스, 멕시켐 등이 있으며 일본의 아사히글라스에서도 냉매를 개발하고 있다.

냉매개발은 단일물질로된 냉매를 비롯해 GWP가 높은 HFC냉매와 GWP가 매우 낮은 HFO냉매를 혼합해 냉매규제에 적합한 혼합냉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HFO 냉매들은 GWP가 10 이하로 매우 낮지만 제품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제품에 적용하기 용이하지 않다. HFC 냉매를 혼합한 혼합냉매를 개발하면 GWP가 약간 상승하더라도 냉매규제를 만족하면서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쉬워진다.

■ 글로벌 히트펌프 개발 동향은
터보냉동기 등을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R1234ze(E), R1366mzz(Z), R1233zd(E) 등의 HFO 냉매를 적용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를 적용한 터보냉동기 개발이 이미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글로벌 규제가 가장 강력하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 출시되는 신규 자동차들에는 R1234yf 냉매를 적용한 에어컨을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R410A 냉매를 사용하는 VRF 히트펌프시스템은 GWP 10 이하의 냉매후보가 없기 때문에 유럽, 미국 등의 냉매규제도 GWP 750 이하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R32를 적용한 VRF 시스템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향후 VRF 시스템용으로 GWP 10 이하의 냉매가 개발되면 시스템기술도 함께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번 R&D에서 맡은 역할은
기계연구원은 이번 R&D를 총괄 관리하며 개발 냉매의 상평형 물성 측정 및 상태방정식 개발을 통한 열역학적 물성 DB구축, 가연성·안전성 평가 인프라 구축 및 평가절차 개발 등을 수행한다. 이는 향후 다른 냉매를 개발할 때에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 친환경 냉매 개발에 있어서 참여기관별 역할이 중요하며 대체 냉매 적용을 위한 시스템 및 핵심부품 개발을 하는 참여기관들과의 유기적 협력 또한 필수적이다.



■ R&D 계획 및 최종목표를 설명한다면
연구의 최종목표는 VRF 시스템에 사용되는 R410A를 대체할 수 있고 냉매규제에 대응 가능한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친환경 혼합냉매(GWP≤10, A2L 이하)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VRF 히트펌프시스템에 적용해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냉매 시제품 개발, 냉매 물성 측정인프라 구축, 성능평가,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기본성능을 확보하고 VRF 히트펌프 적용성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다.

개발하고자 하는 냉매는 약가연성(A2L등급)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가연성평가를 수행하고 시스템 설치를 위한 안정성 평가와 안전규격 제정도 추진한다.

연차별로는 2차년도에 1차 냉매 시제품, 3차년도에 2차 냉매 시제품을 개발해 냉매후보를 확정하고 4차년도 이후에는 양산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냉매 물성 인프라는 3차년도까지 구축 및 설비 검증을 완료하고 4차년도 이후에 개발 냉매에 대한 물성, 가연성, 안정성 등을 평가하고 DB를 구축한다. 관련규정 제·개정은 냉매, 시스템용 부품, VRF 시스템 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VRF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은 3차년도까지는 상용화를 목표로 GWP 750 이하의 냉매를 사용하는 시스템과 열교환기 등 주요부품 개발을 완료하고 4차년도 이후에는 장기운전 성능평가, 신뢰성평가를 수행한다. 친환경 냉매를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성 평가를 수행한다.



■ 이번 R&D를 통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최근 탄소중립이 이슈화되면서 COP가 높은 히트펌프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GWP가 낮은 냉매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냉매규제와 함께 보급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GWP가 낮은 냉매는 약간의 가연성을 가지는 냉매가 다수이다. 이번 R&D에서 개발하는 냉매도 약가연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개발과정에서 안전규정의 제·개정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VRF히트펌프와 같이 냉매충진량이 많은 시스템에 대한 친환경 냉매의 국내 보급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가연성 냉매 관련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냉매시장에서 글로벌 냉매기업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친환경 냉매가 개발되면 이를 국내 시장부터 보급해 제품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

■ 관련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업들의 친환경 냉매를 사용하는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냉매관련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일부 대기업들은 미래의 냉매규제에 대응해 기술개발을 진행하지만 이외 기업들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거나 대응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향후 시장은 탄소중립과 함께 GWP가 낮은 냉매를 사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므로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