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37주년을 맞이하는 China Refrigeration Expo(제냉전)는 HVAC&R분야를 대표하는 미국 AHR EXPO, 독일 ISH, 이탈리아 MCE, 독일 칠벤타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전문적이며 권위 있는 전시회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 제냉전은 ‘More Intelligence and Emerging Tracks for Win-win Growth’라는 주제로 총 전시면적이 10만6,800㎡에 달하는 8개의 전시장에서 27개 국가, 1,006개 전시기업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 전시회 참가국가는 전년대비 42% 증가했으며 전시기간 동안 산업정책과 산업발전 동향, 심포지엄, 기술세미나 등 60여건이 개최될 정도로 사실상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제냉전 주최측은 평가했다.
또한 산업과 대학의 과학기술 성과‧혁신 우수사례와 기술로드쇼 등 이번 제냉전에서 첫 선을 보인 ‘Ozone2Climate Technology Roadshow’는 이번 제냉전의 ‘아이콘’이 돼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와 오존층보호에 기여한 기술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내 참관객들은 주요 출품기업이 중국기업 위주로 이뤄졌으며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기업은 물론 다이킨 등 일본 글로벌기업은 출품이 없어 전반적인 느낌은 축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일부 글로벌기업들도 본사차원의 대규모 부스보다는 중국지사 차원의 출품이 많았다.
무섭게 성장하는 中 HVAC&R산업
전 세계 HVAC&R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고효율화, 친환경냉매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다보니 모든 제품에서 고효율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버터를 도입하거나 EC모터와 송풍기를 도입한 사례가 많았다.
냉동기효율 향상을 위한 압축기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터보냉동기는 댄포스의 터보코 오일프리(무급유) 마그네틱 압축기를 적용한 제품이 중국 출품기업은 물론 글로벌기업들도 많았으나 이번 제냉전에서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어포일, 마그네틱 압축기를 적용한 제품이 크게 늘었다. 특히 IPLV 10 이상을 달성한 제품군들이 대거 출품돼 참관객의 발길을 잡았다.
이번 제냉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압축기였다. 압축기는 HVAC제품의 핵심으로 인간으로 치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다양한 용량, 타입의 압축기가 개발, 출시돼 있었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고 압축기를 만드는 제조사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급유 터보냉동기용 압축기를 국책과제를 통해 매그플러스와 태양전기가 개발했지만 사실상 보급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그플러스는 이번 제냉전에 신제품 무급유 압축기를 출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중국은 압축기뿐만 아니라 열교환기 등 HVAC&R산업의 핵심부품을 모두 생산하고 공유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점은 향후 국내 냉동공조산업에도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제냉전에 한국관이 운영됐지만 이번 제냉전에서는 운영이 불발됐다.
중국도 친환경냉매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기존 HFC냉매를 적용한 제품출시도 많았다. 또한 중국 냉매제조사는 HFO냉매를 주로 홍보했으며 케무어스와 하니웰은 HFC냉매 위주로 홍보전을 펼치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또한 냉동·냉장분야에서 CO₂와 암모니아 등 친환경 자연냉매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지만 유럽에서 히트펌프 냉매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R290냉매를 적용한 제품군은 R134a냉매 제품보다 찾기가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