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전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AI, IoT, Big data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시설교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사회·경제·문화적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AI, IoT, Big data를 활용해 농업의 형태와 기술은 물론 농업인에게는 여유시간과 생산량의 증폭을, 소비자에게는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질 좋은 농업생산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경제를 살리고 식량주권을 확고하게 할 수 있는 계기는 물론 냉난방, 자동화설비 등 관련산업의 동반성장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1차 산업으로 대표되는 농업부문에서도 그동안 체질개선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생산(1차)+가공(2차)+유통(3차)을 합쳐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구했지만 생산에만 집중하던 농업인들에게 가공과 유통을 부담시켜 제대로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가혹한 평가도 뒤따랐다.
단순히 농업을 중심으로 가공, 유통의 일부영역을 가미한 것으로 지금껏 활동했던 울타리를 몇 발자국 확장시키려는 시도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에 추진되는 스마트팜은 다양한 산업분야를 융복합시키려는 근본적인 사고의 출발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크다. 물론 스마트팜이라는 말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출발한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꾸준한 관련연구를 진행해왔고 농림축산식품부도 스마트팜 확산에 대한 노력을 해왔다. 민간기업에서도 새로운 기술과 모델을 개발해 실제 농가현장에 보급한 사례도 있다.
특히 그동안 스마트팜 보급사업 지원확대와 함께 도입효과, 우수사례에 대한 홍보를 바탕으로 스마트팜 보급면적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017년에 시설원예 스마트팜 보급면적(누계)은 4,010ha로 2016년 1,912ha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축산 스마트팜도 2017년 790호로 2016년 411호대비 크게 증가했다.
한국농산업조사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팜 보급으로 생산성은 약 30% 증가한 반면 고용노동비는 8.6% 감소한 효과가 있어 농업현장의 체감도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스마트팜 확산에 대한 사전활동이 있었기에 이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 세계적 트렌드를 계기로 개발 및 보급확대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팜이란
스마트팜이란 ICT(정보통신기술)를 온실·축사 등에 접목해 스마트폰, PC를 통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농장이다.
작물 생육정보와 환경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생육환경을 조성해 노동력·에너지·양분 등을 기존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제고가 가능해진다.
스마트팜은 온실·축사 내 온·습도, CO₂ 수준 등 생육조건을 설정하고 △온·습도 △일사량 △CO₂ △생육환경 등을 자동수집해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또한 냉난방기 구동, 창문개폐, CO₂, 영양분·사료 공급 등을 자동화하고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상주·김제’ 선정
농식품부는 지난 4월 개최된 제5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스마트팜 확산방안’의 일환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규모화·집적화, 청년창업, 기술혁신 등 생산·교육·연구 기능을 모두 갖춘 정보통신기술(ICT)기반 농산업 클러스터 개념으로 2022년까지 권역별로 스마트팜 혁신밸리 4개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 사업계획서를 평가해 8월 경북 상주와 전북 김제를 선정하고 농업분야 혁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2개 지역도 평가를 거쳐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혁신밸리로 선정된 지역에는 청년교육과 취·창업을 지원하는 창업보육센터, 초기 투자부담 없이 적정 임대료만 내고 스마트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임대형 스마트팜, 기업과 연구기관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해보는 실증단지 핵심시설이 오는 2021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경북은 혁신밸리 청년 보육체계와 자체 청년농업인 육성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매년 스마트팜 전문인력 80명을 배출하고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취·창업을 지원하며 문화거리 조성과 주거시설 공급으로 청년 유입-성장-정착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또한 지역 내 선도 농가들이 멘토링을 통해 스마트팜 운용과 작물재배기술을 전수하고 수출 등 국내·외 판로개척을 지원해 기존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간 상생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전북은 농촌진흥청, 실용화재단, 종자산업진흥센터, 국가식품클러스터, 전자부품연구원 등의 스마트팜 관련 풍부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한 연구(농진청 등)-실증(실증단지)-검인증(실용화재단) 체계를 구축해 기술혁신을 앞당길 예정이다. 이를 통해 농업과 전후방산업간 동반혁신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농진청,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추진
스마트팜은 자동화 설비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생육환경을 최적상태로 관리하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농업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한국형 스마트팜을 개발해 국내 농업의 조건과 현실에 맞게 최적화시켜 농업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인 농업생산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형 스마트팜은 효율적 기술개발과 신속보급을 위해 적용기술을 3단계로 구분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원격관리에 의한 농가의 편의성 향상을 목적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자동화 및 ICT 기술들을 시설수준에 맞춰 적용한 모델을 제시한다.
2단계는 식물의 생육시기별 환경요인(온도, 광, CO₂ 농도) 변화에 따른 생장을 예측하고 시기별 최적 환경과 양분·수분 관리를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생육모델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3단계는 한국형 스마트팜을 기술적으로 완성하는 단계로 1, 2단계 기술을 토대로 에너지시스템의 최적화, 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팜의 통합제어가 가능한 단계다.
이는 국내 스마트팜 농가의 규모화와 생력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지능형 생육관리모델이 탑재된 비닐하우스 중심의 저비용·고성능 한국형 스마트팜을 수출해 우리나라가 농업 선진국 및 농업 수출국으로서 세계시장에서 지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