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제로에너지건축(ZEB) 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ZEB제도 관련 평가방법 고도화 및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ZEB 지원센터는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제23조에 따라 녹색건축물 조성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녹색건축센터 중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ZEB와 관련된 특화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정받은 센터다.
올해 초 국토부와 ZEB인증 주관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은 기존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과 ZEB인증 등을 통합하면서 ZEB인증을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관련분야를 연구, 지원하는 ZEB 지원센터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국토부와 함께 ZEB 관련업무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유기형 건설기술연구원 ZEB 지원센터장을 만나 이번 ZEB인증 통합에 대한 기대효과 등을 들었다.
■ 인증통합으로 기대되는 점은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는 신축 및 기축건물 에너지효율성을 평가하고 선도하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운영됐으나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 등 기본적인 건축설계 여건이 강화됨에 따라 하위등급 취득률이 낮으며 ZEB인증 취득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능하는 상황이다.
이번 통합 ZEB인증 시행은 신축건물을 ZEB로 구축하토록 함으로써 녹색건물로의 전환을 위해 보다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된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건물부문 2050 탄소중립 실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연 ZEB 지원센터는 이번 ZEB인증 통합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인 기술 진보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며 그동안 기술이슈에 있어 전담기관이 불분명한 점이 있었는데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지난 25년간의 관련제도 연구 경험을 토대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 ECO2 개선 계획, 방향성은
ECO2 개발은 국토부와 에너지공단 등과 협의해 진행되는 사항으로 그동안 평가되지 않았던 신기술들에 대한 적정 평가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관련 실증데이터 및 평가알고리즘이 개발돼야 하며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간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개별기술 R&D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와 로직 등을 도출할 수 있는 협업체계가 필요할 것이다.
■ ZEB인증상 보완할 점은
지난 20년간 인증제도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기술적 평가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요구수준에 비해 미흡하거나 대응이 느린 점 등이 있었다.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여러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의 지원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자체적으로 가진 한계점에서도 비롯됐겠지만 어떤 것이 불필요한지에 대해 정확하게 지적하는 것이 어려우며 필요한 요소를 즉각 반영하는 것도 어렵다. 관계기관들의 이해관계나 공급기업들의 매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여서 개선에 착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문제다.
각계의 입장이 모두 다른데 수용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므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특히 책임자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려한다면 여러 가지 관련요소,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보니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다만 정책추진 속도측면에서 바라보면 글로벌적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추진속도가 결코 느리지 않다.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가에 비해 추진력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빠른 정책추진에 따른 시행착오는 불가피한 과정이며 이러한 경험들이 우리나라 ZEB, 녹색건축생태계 성장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본다.
정책이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국민들이 수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온실가스를 줄여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을 하지만 당장 본인에게 전기요금이 상승과 같은 비용증가 패널티가 발생한다고 하면 얼마나 납득할지 확신할 수 없다.
이러한 국민수용성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로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는 경제성장과도 연계돼 있는 부분이 있다보니 사회적으로 즉각 수용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당장은 어려움이 있다.
향후 개선방안으로 국내‧외 관련전문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지식 교류체계를 구축해 기술적 방안을 중심으로 한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인증성능과 실제성능간 차이가 지적되는데
자동차 연비제도에서 공인연비를 표시하지만 실제 연비 또는 연료사용량 등과 동일한 값이 되기는 어렵다. 동일 공장에서 생산된 동일 모델의 자동차도 운전자의 습관이나 운행환경 등에 따라 실제연비는 크게 차이가 발생한다.
건축물도 재실인원, 운영시간, 사용용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으로 예측된 소요량과 실제 사용량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ZEB인증 주목적은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국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향상을 유도하는 것이며 향후 사후조사, 실태조사 등을 통해 에너지소요량과 실제사용량간 차이를 줄이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향후 인증운영 방향 전망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신축건물이 ZEB로 전환돼야 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은 건설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ZEB를 비용효율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건설기술 개발 및 평가방안 도입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선진화된 평가방법 도입 및 기술검토를 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상설화할 계획이다.
신축건물 ZEB인증 수준은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단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상향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에 따른 다양한 기술적 검토와 대응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시장에서 유효한 기술개발이 유도될 수 있도록 정책차원에서 평가기술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으며 관련 국내실정에 부합한 제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준비해야 할 과제다.
민간차원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지만 일정부분은 정부차원에서 관리 및 지원해야 하기에 정부도 지속적인 지원 및 해결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