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패러다임을 전면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국내 냉난방공조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10일 제19대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통령직 부재로 혼란스러웠던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산업 각 분야에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특히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신재생에너지 패러다임으로 국가정책 전환’,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등은 냉난방공조업계의 큰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러한 목표 달성 방안으로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 미착공 신규 석탄발전소 신설중단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세웠다. 실제로 대통령 취임 엿새만에 노후 화력발전소를 셧다운시키며 공약실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또한 ‘40년 후 원전제로국가’를 위한 탈원전 로드맵을 마련하고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부터 해체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신정부 에너지정책 핵심 ‘친환경’
기존 화석연료 및 원전 축소에 관한 대통령의 행보는 신재생에너지산업 활성화에 그린라이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축소 시 모자라는 전기는 또 다른 방법을 통해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석탄, 원자력발전소를 줄임으로써 생길 국가 전력·에너지수급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산업이 가장 직접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에너지사용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열산업 역시 전기에서 열에너지로 전환하며 손실을 감내하기보다는 직접 냉·온열을 생산하는 지열·태양열·수열 등 신재생열에너지와 폐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도 보급확대가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겠다는 직접적인 언급도 눈에 띈다. 이를 위해 한전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 친환경에너지 자립도시, 국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에너지펀드 조성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건축물의 단열, 각종 에너지사용 기기의 효율향상을 통해 에너지수요관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신규 대형빌딩의 경우 에너지절감률 1등급(40% 이상)에 맞도록 하고 기존 노후 빌딩의 에너지절감률이 낮을 경우 리모델링을 통해 개선한다. 소형주택은 패시브하우스 요건을 충족하도록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소를 위해서는 현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저NOx버너 및 친환경보일러 보급촉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장시설 배출기준 강화 및 총량규제, 배출부과금 강화 등 규제강화에 따라 산업시설에서는 에너지효율이 높고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버너 등으로 교체 촉진이 기대된다.
또한 기존사업 외에도 각 관련부처를 포괄하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신설해 분산된 관련부처 및 지자체 협력을 강화한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가정에서 사용하는 친환경보일러 보급사업은 2015년부터 실행을 계획했지만 예산확보과정에서 고배를 마셔왔고 올해 20억원(국비 10억원, 지방비 10억원)을 확보해 서울·경기·인천지역에 ‘가정용 저NOx보일러 보급사업’을 시작했다.
이 역시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정책우선순위가 올라가 내년부터는 보급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노인복지시설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대책 수립도 약속돼있어 센서, 전열교환기, 환기시스템 등 관련산업 활성화도 예상된다.
이 외에도 신기후체제 대응 에너지거버넌스 구축, 4차산업혁명을 목표로 한 Smart KOREA 구현, 지진·메르스 등 재난대응 종합대책 마련 등에서도 냉난방공조분야의 성장 잠재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강원도, 빅데이터 수도로 떠올라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여러 차례 약속한 춘천지역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도 기대할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원도 선거유세 과정에서 “춘천지역에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성해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해 에너지·물 절감 추세에 따라 물·에너지·식량을 연계한 미래형 첨단산업 육성사업으로 미활용에너지인 소양강댐의 약 29t 냉수를 수열에너지원으로 적극 활용해 IT기업을 유치하고 첨단농업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에너지다소비 현장인 데이터센터에 소양강댐 물을 활용해 냉방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단지구축을 통한 빅데이터 수도 건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으로 인해 그동안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전국의 수열에너지를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초로 수열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가 조성되면 전국의 보·저수지를 에너지자원화할 수 있는 테스트배드가 될 전망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기본구상 용역을 완료하고 지난 2월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및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오는 10월 완료할 예정이다. 예상 총 사업비 1,588억원이 전액 민자로 투자되는 이번 사업은 오는 2021년까지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를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강원도의 수열에너지 활용사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와 한국물포럼은 국내 물산업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5월29일 멕시코 칸쿤 ICC에서 2차 워터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고 강원도 사업을 공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산업 미래비전’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물관련 정부 및 유관기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신 ICT 기술융합을 통한 물산업 기술혁신을 유도하고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제도 및 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은 제16차 IWRA(Internation Water Resources Association) 세계 물회의와 함께 개최됐다. 전 세계 85개국 정부 및 기업, 연구기관, 국제기구 등 이해당사자 1,000여명이 참석한 행사로 강원도가 참석해 ‘강원도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세계에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