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과는 다르다. 단순히 부수고 짓는 것이 아니라 주민 커뮤니티강화, 기초생활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후된 공공건물의 개선이 중요한 부분으로 지적된다. 구도심의 경우 인구감소로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공릉보건지소는 1980년에 준공돼 30년이 훌쩍넘은 건물이다. (주)제드건축사사무소(대표 이규철)는 2015년 이 건물을 그린리모델링해 지난해 ‘제1회 그린리모델링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비주거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드건축사사무소 설립자이자 명지대학교 제로에너지건축센터의 센터장인 이명주 교수를 만나 공릉보건소와 향후 그린리모델링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그린리모델링 전후를 비교하면
공릉동은 노후된 건물이 밀집된 지역이다. 공릉보건지소도 마찬가지였다. 외벽 곳곳에 균열이 있었고 지하층에는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했다. 보건소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경사로 대신 가파른 계단만 자리를 차지했다.
그린리모델링 후 노후 건물들 사이로 하나의 미래형 건축물이 서 있는듯한 모습이 됐다. 열회수형환기장치를 부착해 재활을 위한 피트니스센터가 있는데도 냄새나지 않고 주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하 썬큰*은 개방돼 있어 야간에도 휴식공간으로 활용돼 지역 커뮤니티센터로 자리하고 있다.
■ 적용된 기술과 효과는
우선 200mm 이상의 단열재를 외단열로 설치했다. 탄산칼슘계 복합단열재를 사용해 준불연성능도 확보했으며 내피에 기밀층을 설정해 누기에 의한 열손실을 최소화했다. 창호는 열관류율 1.124W/㎡·K성능의 3중유리 시스템창호를 사용했다.
에너지생산시스템으로는 지붕에 태양광 전지판 10.5kW를 설치했고 BIPV 차양 2.36kW를 부착해 건물전체 에너지사용량의 14~16%를 활용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및 실측결과 연간에너지소요량이 314kWh/㎡에서 44.6kWh/㎡로 낮아져 86%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한 작품이다. 상식적인 건축적 어휘를 쓰지 않았다. ‘패시브기술요소로 외부 블라인드를 설치한다’는 공식을 탈피했다. 대신 특허 낸 방막형 전지판을 설치했는데 타공판에 붙이는 방식으로 바람하중은 피하고 수직으로 설치해 미적감각도 살렸다. 이런 디자인을 통해 과거 고정관념을 탈피하려고 노력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 향후 그린리모델링 계획은
LH그린리모델링창조센터에서 시공지원하는 강동구청 제2청사의 그린리모델링을 맡았다. 사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것도 조금이나마 그린리모델링에 도움이 될까 해서다.
보통 정해진 예산으로 제로에너지, 1++등급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노력하는 것은 내가 맡은 건물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공릉보건지소도 기존설계보다 2억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고성능을 적용했다. 관련 연구과제, 테스트베드 제공 등의 기회가 있어 충당할 수 있어 복이었다고 생각한다.
*썬큰(Sunken): 지하에 자연광을 유도하기 위해 대지를 파내고 지붕 없는 상부개방형으로 조성한 곳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