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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식품 변질여부 손쉽게 파악

화학硏,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 개발



냉장상태로 배송받은 어류와 육류, 청과물 등 식료품의 변질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오동엽·박제영·황성연·최세진 박사팀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3월호에 ‘식품의 콜드체인 배송시 온도·시간 이력을 지시하는 나노섬유 스티커(A Self-Healing Nanofiber-Based Self-Responsive Time-Temperature Indicator for Securing a Cold-Supply Chain)’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주요사업으로 수행됐다.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는 상온(10℃ 이상)에 노출되면 스티커에 나타나는 이미지로 변질여부를 알 수 있다. 상온노출 이력뿐만 아니라 상온노출 시간까지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냉장·냉동 보관된 식품이 상온에 노출되면 세균이 증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육안으로 변질여부를 알기 어렵다. 특정세균은 서식해도 식품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냉동식품은 녹았다가 다시 얼려도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를 이용하면 냉장·냉동 배송차량, 이른바 탑차의 오작동으로 식품이 상한지 모른 채 먹어 발생하는 식중독·햄버거병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얇고 유연한 데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임의로 조작할 수 없어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스티커의 핵심은 상온에 노출되면 투명해지는 나노섬유 필름이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나노섬유 필름의 뒷면에 일반 필름을 붙여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를 만들었다.

저온상태의 나노섬유 필름은 가느다란 실이 교차한 안정된 형태로 빛을 산란시켜 불투명하다. 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동안 노출되면 나노섬유 구조가 붕괴되면서 빛이 투과해 투명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원리로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 앞면의 나노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면 뒷면의 일반 필름 이미지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식료품의 변질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구진은 상온에서 나노섬유 필름이 투명해지는 시간도 조절했다. 식료품에 따라 부패시간이 다른 점에 착안한 것이다. 

스티커별로 최단 30분에서 최장 24시간 후 투명해지도록 일종의 타이머를 설정했다. 이는 나노섬유의 조성과 두께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했다.

오동엽 화학연구원 박사는 “한 번 상온에 노출된 스티커를 다시 냉장·냉동하더라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고 상온노출 시간을 임의로 느리게 할 수도 없다”라며 “사실상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식료품 이외에도 고가의 의약품 저온유통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스티커 자체가 얇고 유연한 데다 예상 제작비용이 개당 10원대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쟁제품으로 상온노출 이력을 알려주는 키트가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고가 의약품의 저온유통 용도로 만들었다. 특수잉크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상온노출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키트가 단단하고 두꺼운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제품에 부착하기 어렵고 제조비용도 수천원대다.

최세진 화학연구원 박사는 “기존의 의약품 유통용으로 쓰이는 키트는 파손될 경우 특수잉크가 흘러나올 위험성도 있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콜드체인 안심 스티커는 유통과정에서 손상돼도 화학물질 유출우려가 없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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