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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요한 그린시스템 대표

“냉동공조 특화 압력센서·컨트롤러시장 선도”
디지털 압력컨트롤러 국산화 성공
압력제어 기술력 세계적 수준 자부
전자·냉동 두루 섭렵, 제어시장 개척



“그린시스템의 디지프레서를 대체할 만한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자부합니다. 계측제어시장에서도 디지털압력기가 있지만 냉동기기에 특화된 제품은 디지프레서가 세계 최초입니다. 디지프레서의 등장으로 디지털 압력스위치라는 신시장이 열렸습니다”

2004년 창립된 그린시스템은 냉동기용 압력계와 압력스위치를 융합해 일체형 장치를 만들었다. 여기에 센서를 더해 디지털을 접목했으며 90% 이상 수입에 의존했던 냉동기기 압력컨트롤러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2007년 1월 ‘DIGIPRESSURE(디지프레서)’ 상표특허 등록으로 사업을 구체화하며 같은 해 5월 ‘냉동기기 제어용 디지털 다중 압력스위치’로 발명특허 등록을 마쳐 회사설립 3년 만에 업계의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냉동기기에 최적화된 압력컨트롤러를 개발, 관련시장 국산화에 성공한 홍요한 그린시스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그린시스템은 어떤 회사인가
그린시스템은 전자가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업체가 할 수 있는 온도제어가 아닌 냉동공조에 특화된 압력제어를 핵심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냉동공조업계가 아닌 전자업계에 가깝지만 기계를 제어해주는 부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 기계, 개발 회사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냉동공조분야에 들어가는 전자제품을 생산하지만 남들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개척한다는 것이 그린시스템의 모토다.

냉동공조업계에 다양한 컨트롤러 업체들이 포진돼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이 대표모델이 바로 ‘디지프레서’다.

냉동공조는 온도·압력제어가 핵심이다. 이 중 압력제어를 담당하는 것이 압력컨트롤러다. 현재 냉동공조산업군에서 신뢰성 있는 산업용 압력센서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는 그린시스템이 절대적이다. 압력센서 제조부문의 독보적인 지위, 제조기술, 생산량 등을 모두 갖췄다.

■ 압력컨트롤러 국산화에 성공했는데
2006년 디지프레서 출시 당시 수입부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회사들이 몇 군데 있었다. 이 회사들과 협력해 디지프레서 적용부품으로 사용했는데 2008년 외환위기가 발생, 환률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지프레서 대표모델 중 하나로 자리잡은 DPCHL은 2006년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단가변동 한번 없이 판매하고 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센서업체와 연결해 부품을 공급받았지만 품질이 저하되자 2010년 자체개발을 시작, 2012년 센서를 포함한 모든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했던 압력 컨트롤러의 100%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그린시스템의 디지프레서는 기계식 부품의 전환이며 기존 기계식 압력계와 압력스위치의 디지털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압력계 3개, 듀얼 압력스위치 1개, 오일 압력스위치 1개, 팬 제어스위치 2개를 모두 하나로 묶었으며 통신기능을 넣어 원격지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제어기능 간소화와 업계 최초로 고정밀 압력센서를 적용한 냉동기의 핵심 안전장치다.

설치와 적용이 쉽고 같은 제품군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고·저압 압력스위치를 센서와 마이콤 프로세스에 대입 가능하며 다중압력 스위치에 1~4개 센서를 달고 다중압력을 소수단위까지 입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센서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LED와 LCD에 소수단위까지 표시, 수치판독을 쉽고 빠르게 했다. 기존 아날로그식 장치에서 할 수 없었던 데이터통신기능도 더해 설비자동화와 원격제어 네트워크를 디지프레서에 구현했다.

기계식은 게이지, 스위치 등 각 부품들이 따로 구성되지만 디지털은 이를 통합시켜 고·저압 게이지, 고·저압 스위치, 팬 스위치 등 여러 구성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합쳤다.

해외 유명 제조사들의 제품은 냉동공조에 특화되지 않았지만 기기 전체의 로직제어를 할 수 있는 마이콤 컨트롤방식이다. 대형공조기 등은 CPU를 내장한 컨트롤러를 사용하면서도 대부분 압력계, 압력스위치를 따로 쓴다.

냉동공조분야에서 디지프레서와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압력센서를 추가해야 하고 이는 같은 역할을 해도 가격이 더 상승하게 된다.


■ 그린시스템의 강점은
그린시스템은 전자분야를 기반으로 한 압력컨트롤러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타기업과 비교한 확실한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분야에서는 기계분야를 잘 모르고 기계분야에서는 전자분야를 잘 모른다. 단지 보드가 있고 컨트롤러가 있으니 적용하던 상황이었는데 그린시스템은 이러한 시장에서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린시스템을 설립하기 전 약 15년간 냉동기업계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다. 냉동기 위에 손을 대보면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현업에서 활동했다. 슈퍼,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쇼케이스, 냉동기 시공설치 등을 배웠으며 전기패널, 냉동기기 등 시공부문 팀장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이동형 저온저장고 제조업체에서 생산관련 업무도 했으며 에어컨 등의 열량을 측정하는 칼로리메타 등 계측제어도 개발했다. 이후 2004년 그린시스템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냉동기기 제어를 시작했다.

전공은 전기전자였지만 냉동기업계에서 일하고 계측제어파트도 담당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를 녹여낼 수 있었다.

■ 시장평가는 어떤가
그린시스템의 디지프레서를 대체할 만한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계측제어시장에서도 디지털압력기가 있지만 냉동기기에 특화돼 나오는 제품은 디지프레서가 세계 최초다. 기존까지는 냉동공조산업에서 기계식스위치를 사용했지만 디지프레서 등장으로 디지털 압력스위치라는 신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디지프레서가 시장에 나온 뒤 같은 제품군에서 첫 번째 경쟁사가 등장했고 그린시스템은 이곳을 제외한 여러업체에 OEM 공급을 시작했다. 이 업체들 모두 온도컨트롤을 마이콤으로 하는 회사인데 냉동기 압력컨트롤러가 있어야 전체적인 라인업이 갖춰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업계의 도의를 지키며 실익을 얻는 방법을 택했다. 시장확대와 업계발전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활동하는 업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압력컨트롤러만큼은 그린시스템이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영역이니 우리 제품을 공급하는 대신 상대 영역을 침범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는 기술력에 그만한 자신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전략이다.

특히 압력컨트롤러 국산화를 이룩하고 기술발전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어 시중에서는 디지프레서가 압력컨트롤러의 고유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린시스템의 전략이 잘 적중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결국 시장규모를 키웠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좋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그린시스템으로 모이는 것이다.

■ 시장확대 전략은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과는 다르게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기다리는 영업을 선호한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방법일 수 있는데 엔지니어는 엔지니어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일반적인 영업이 아닌 엔지니어링 영업이면서 한 차원 더 깊은 기술영업을 지향하고 있다.

가격경쟁력만을 앞세운 영업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에 디지프레서의 수요는 기술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면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고객이 그린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필요로할 때 공급할 수 있으면 이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두 배로 커진다.

■ 기업 성장과정은
처음에는 기존의 기계식 스위치와 디자인, 성능, 적용 및 사용방식에 익숙했던 냉동업계에서 디지털방식으로의 전환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공조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먼저 접근했다. 공기조화기, 항온항습기 등을 공장에서 제조해 테스트까지 마치고 내보내니 사용자가 받아들이기 쉬웠던 것 같다.

이를 토대로 회사의 기반을 잡을 수 있었고 현재도 전체 매출의 70%는 항온항습기와 냉각기에서, 나머지 30%는 일반 냉동과 소방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건축물의 소방시스템은 스프링클러가 터지면 물이 나오는데 물을 뿜어낼 수 있는 펌프가 돌기 위해서는 먼저 압력스위치가 작동해야 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단 1만원짜리 스위치가 수백억원 가치를 가진 대형빌딩의 소방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계식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오랫동안 고정돼있다보니 스프링에 피로도가 누적돼 화재가 발생해도 작동을 안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렇듯 생명과 재산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소방펌프 기동용 디지털압력스위치도 그린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10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디지털압력스위치 기술제안을 했고 관련법 개정과 함께 이러한 전환이 이뤄지며 국내 소방안전 향상에 한 획을 그었다.

소방시장 개척 후 현재까지 관련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후 후발 경쟁업체도 3~4개 출현했지만 그린시스템의 시장점유율은 약 50%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향후 개발방향은
냉동기기에 적용하는 팬스피드 컨트롤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인버터타입의 팬스피드 컨트롤러(INVSERIES)는 양산판매하고 있으며 전압제어방식의 위상제어시스템(DPF3 SERIES)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국내시장에는 해외기업의 관련제품이 공급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스피드컨트롤러를 출시할 수 있다. 이번 전압제어방식의 위상제어시스템 개발로 팬스피드 컨트롤러분야도 국산화가 이뤄지면 가격이 기존 인버터타입의 절반으로 내려가 전방산업의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 수출계획은 어떠한가
디지털방식 압력컨트롤러는 국내에서 이제 도입기를 거쳐 정착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샘플테스트 및 이제 필요성을 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터키, 남아공,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등에 디지프레서를 수출하고 있다.

유럽시장 진출도 목표다. 시장진입 이전에 세일즈 네트워크를 먼저 구축할 계획이며 출시 후 3년 안에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팬스피드 컨트롤러만 국내에서 다듬어 전체 라인업을 갖춘다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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